겉으로 보이는 마음과 속에서 흔들리던 마음
그녀는 언제나 괜찮은 사람이었다.
누군가 부탁을 하면 조금 피곤해도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일이 조금 밀려도 “괜찮아요.” 하고 웃어 보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 말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가끔은 그 말이 마음속에서 오래 맴돌았다.
괜찮아요. 좋아요.
정말 괜찮은 걸까.
그녀는 오래전 읽었던 한 문장을 자주 떠올리곤 했다.
소로의 말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듯한 선함은
보기 좋게 포장된 것과 다르지 않다.”
그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그녀는 한참 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선함이란 무엇일까.
나는 정말 선한 사람일까.
그 질문은 그날 이후로 가끔씩 마음속에 떠올랐다.
누군가 또 부탁을 했을 때, 그녀의 입에서는 늘 같은 말이 나왔다.
“괜찮아요.” "알겠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장이 다시 떠올랐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듯한 선함.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늘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 문장을 떠올리면서도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
괜찮아요.
어느 날 밤,
그녀는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람들에게 화가 난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쪽이 조용히 지쳐 있었다.
그녀는 밤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불빛이 켜진 방을 발견했다.
문 위에는 아주 작은 올빼미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안에는 조용한 의자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의자 옆에는
올빼미 루미가 앉아 있었다.
루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 또 그 문장이 떠올랐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듯한 선함.
그녀는 그 문장을 마음속에서 천천히 되뇌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조용히 말했다.
“… 사실은 괜찮지 않았어요.”
그 말이 방 안에 아주 작게 퍼졌다.
그 순간 루미가 천천히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어깨 뒤로 살짝 날개를 드리웠다.
마치 그녀의 마음을 덮어 주듯이.
그녀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밤,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밤.
그 밤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어쩌면 선함이란 늘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괜찮지 않은 순간에도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