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나도 할 일이 있어!

매일 미루다 먼 미래의 내가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by 녹차파우더


보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공부도 많은 나는 매일매일 쌓여가는 먼지처럼 늘어나는 집안일과 매번 할 일을 미루 미뤄 시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멈춰 있다. 휴재도 연재도 아닌 스토리는 질질 끌려가고 있다. 사람마다 끝맺는 시점과 완결의 기준이 다른데 내가 생각하는 완결이란 숨을 참고 깊은 바닷물을 헤엄쳐 바닷속에 사는 물건 하나를 수면 위로 가져오는 걸 뜻한다. 이런저런 도구를 챙겨 잠수부처럼 들어간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맨 몸으로 부딪치며 탐험하는 게 적성에 맞아서일까. 완벽하게 세운 계획에 따라 준비한 준비물은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이리저리 옮겨지다 결국에는 버리거나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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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그러니까 내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다처럼 깊어 바닥과 길이 보이지 않아 횡단보도와 표지판 없이 그저 내가 믿는 길을 따라 과정을 겪고 묵묵히 따르며 이겨내야 하는데 바깥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나는 그런 선택을 반복하며 바다 근처에서만 서성였었다. 쉽게 시작했다 금방 포기했던 습관은 이겨낼 수 없는 나쁜 버릇이 되었다. 살아야 하니까 주, 식에 직결된 문제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쉬고 노는 일에만 빠졌다. 점점 나이가 들고 주변 환경이 어느새 알아차릴 만큼 바뀌어서야 부랴부랴 준비했지만, 이미 틀에 박힌 생각과 행동은 바꾸기 쉽지 않았다. 고쳐보려고 책을 읽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일마저 지속하기는 어려웠다.




가장 큰 문제는 앞에서 끝내지 못한 일들 때문에 현재의 나는 아직까지도 그 빚을 탕감하지 못해서 마음속에 이고 지고 있는 상태다. 진작에 하지 않은 일이라면 포기하고 지금 나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버리지 못한 미련 때문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는 처지다.




대부분 타이쿤 게임은 어느 정도 목표치가 채워지지 않으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달성해야 할 퀘스트에 시간이나 돈을 들여서라도 클리어해야 한다. 문득 난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지면서도 아직도 출발선에 있으면 어떡하지 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미련이라도 가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없는 사람이 된다면 먼 미래의 나는 그저 죽지 못해 사는 사람밖에 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이 계획대로만 살 수 없고 항상 목표를 달고 달려야지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이상이 그런 삶을 지향한다면 그 뜻대로 나아가는 것도 결코 나쁘지 만은 않을 것이다. 사실 부채로 갚아야 할 빚도 있지만, 어느 날부터 커져버린 마음의 빚도 이제는 조금씩 청산해보려고 한다. 24시간, 귀한 자산을 매번 쓰지도 못하고 버리는 게 너무 아깝다. 내일을 살 자신에게도 그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하지 않을까? 내일을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할 일 미루지 말자. 깊은 바다에 뛰어 들어가 꿈을 이루고자 하는 내 지극정성에 감명받아 용왕님께서 아가미라도 하사하여 주실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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