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뜻뜻 Aug 14. 2024

달디 단 마음.

문장이 돼볼게-


반평생을 나는 맛보다는 양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맛은 나의 욕망 목록에서 가장 뒤에 있었다. 대학 시절, 점심시간이면 학교 앞 식당에서 사 먹기보다 저렴하고 양 많은 교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여행을 다닐 때도 맛집보단 눈에 띄는 아무 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음식을 먹었다. 맛이 뭐 그리 중요한가. 배만 채우면 그만이지. 그렇게 미각이 가장 발달했을 20대를 터무니없이 흘려보내고, 맛에 무감각해진 30대가 되었다.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인 단맛을 찾아 헤매었다. 회사 동료들과 맛집 투어도 다녀보기도 하고, SNS에 떠도는 맛집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은 부질없었다. 내 단맛은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잃어버린 단맛을 찾습니다.' 전단지를 만들어서 골목 어귀 전봇대나 담벼락에 붙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을 만났다. 사람마다 미각의 발달은 다르다고 하는데. 내 단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가 아닌 마음에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의 시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