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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통 Jun 30. 2023

어린이를 바라보는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으로>를 읽고 - 늦은 기록


내일 또 보자 / 매일 바라는 내일이 / 매일 만나는 내일이 되었다 – 60P.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함께 보낸 순간을 잊이 않고 싶어서, 3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 77P.



아이가 숨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긴 열을 세면서, 열을 세고 난 다음의 세상이 우리가 함께 살기에 조금 완만해졌으면 한다. 144P.



#어린이의마음으로 #저자 #다수 #시 #에세이



아침달 엔솔로지를 모으고 있을 때 즈음 샀던 책으로 기억한다. 읽게 된 건 어린이날 때즈음, 묘하게 5월에는 시를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아마 기념일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등 쉬거나, 생각이 많아지는 날들이어서 그런가.



내가 뭔 동심은 얼어 죽을 놈의 동심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내는 편이고 내가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어린이와 크게 접촉한 적이 없었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재밌게 봤지만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예전에는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음에도 어린이 관련 활동은 10시간 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린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어린이와 가까이하는 행동들을 무서워한다.



아마 막 사는 내가 뭔 실수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어린이 관련한 책을 읽을 때, 어린이들이 얼마나 투명하게 흡수하는지 보기도 했고, 어릴 적 기억들을 보면 상세하진 않지만, 꾸준히 기억 속에 깔려 있는 것을 보면 작은 실수가 어떻게 영향을 줄지 모르니까.그렇기에, 어린이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내가 그렇게 가까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어린이들의 순수함, 동심이 지켜지길 바라고 나는 내 동심은 꾸준히 놀려 먹을 것 같다. 아주 못돼먹었다 정말.



시와 에세이가 동시에 있는 책이다보니 작가별로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시/에세이로 분리를 한 게 좀 특이점이기도 했다. 시에서는 작가들이 비교적 어린이의 초점과 마음을 위주로 썼다면, 에세이에서는 그런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시보다는 에세이가 더 와닿기도 했던 것 같다.



작가들을 보고 순수한 이미지를 생각하기 쉬웠지만, 내가 생각하는 작가는 예민한 사람들에 가까웠다. 사회에, 언어에, 사람에게, 그렇기에 어린이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나보다 더욱 예민하다고 느꼈다. 예민하기에 주변에서 훨씬 더 조심스럽게, 어린이들을 바라보는 것. 아직 철들지 않은 시선보다는 약간이라도 더 생각하는 어른들의 모습인 것 같아서 와닿았겠지.



개인적으로 엔솔로지를 볼 때는 작가들을 본 다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에서 처음 본 작가들이 더 많았다. 작가의 색채는 다를 수 있지만 이런 좋은 어른의 모습들은 한결같아서 더 좋았다. 항상 이슈 터지는 나라고 세계이지만, 좋은 어른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렇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한 번쯤 곱씹어 보게 된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어린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23062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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