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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통 Jun 29. 2023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만나겠지만

<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을 읽고, 강연을 가서 - 늦은 기록

진실을 옮겨 쓰는 것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낙차로 인해 사진은 진실을 비껴간다. 120P.


실망하고, 박살이 나고, 다치고, 데더라도, 겁도 모르고 다시 아름다움을 움켜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216P.


읽게 된 계기는 크게 2개였다. 하나는 좋아하는 장소인 북티크에서 좋아하는 출판사인 아침달의 도서 강연을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옥토 작가의 전작인 <사랑하는 겉들>을 읽었던 기억이 나서.


벌써 5년 전인 군생활 때, 화사한 표지에 끌려 가볍게 읽고자 골랐던 <사랑하는 겉들>이었는데, 표지에 비해 글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했고 담담했었다. 조금은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그럼에도 냉소적이진 않았고, 솔직한 글과 사진들은 기억에 남았다. 겉으로라도.


<사랑하는 겉들>이 과거에 읽어서 문구와 겉으로 남았다면, 지금 읽은 <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은 문장과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첫 사진과 글을 읽으며 참 끈덕지다는 느낌이 들었다. 갯벌처럼 쑤욱 담겼다가 다시 나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었다.


읽는 내내, 자신의 아픔과 경험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면서 읽었다. 글 자체도 좋았지만, 읽으면서 감정이 소진될 때 즈음 글을 정리해주는 사진들이 나와준다. 글도 못 쓰고 똥손인 입장에서 이런 표현 방법들이 너무나 부러워지기도 했다.


작가의 경험과 상처들을 가감 없이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비슷한 경험들에 대해서 나를 대입해봤다. 작가가 얼마나 이 생각과 경험들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나 성실하게, 절실히 살아온걸까.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튼튼한 사람.


책 속의 글들과 다르게 제목이 굉장히 길었는데, 왜 ‘날아가는 새’가 아니라 ‘처음 본 새’를 제목으로 내세웠을까 싶었다. 날아가는 새를 보면 희망이나 꿈처럼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 본 새는? 모른다. 호기심일 수도, 공포일 수도 있다.


그만큼 처음 다가오는 것들은 각자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니, 다를 수도 있음을 알고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상처를 받아도, 실패를 해도 당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낭독회의 시작을 비슷한 읽은 것이 아닐까, 나만의 상상을 해본다.


바보짓으로 찐득하게 찌들은 오늘 하루를 제대로 덮어주는 커버 같았다.


-20230510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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