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1/2)

PART 1. 여행자 이야기 5 - 준경이 이야기

by 북울림

"다름을 자신의 일부로 만들려는 몸부림은 배움이며, 그 다름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체계적인 과정이 교육이다."

-배철현의 <승화> 중에서





특수선생님의 시계에는 특이하게도 시침과 분침이 없다. 대신 작은 쇠 구슬이 보인다.

“선생님! 그거 시계 맞죠?”

“응! 특이하지? 시각장애인용 시계야.”

“아~ 근데 작동하고 있어요? 어떻게 시간을 알 수 있어요?”

“여기 시계를 보면 숫자가 쓰여 있어야 하는 시간 부분이 살짝 튀어나왔지?”

“오~ 그러네?”

“먼저 손끝으로 구슬을 찾고, 구슬이 있는 위치 옆에 튀어나온 부분을 찾아서 몇 분인지 알 수 있어.”

“근데 몇 시인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짠~ 시침은 이렇게 옆면에 구슬이 돌아가고 있지!~”

“아 그러네? 근데 선생님이 왜 시각장애인용 시계를 사용해요?”

“음…… 우선 예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편하게 설명하기 좋아. 너처럼 다른 친구들도 항상 물어보거든. 그러면 지금처럼 알려주면 다들 처음 들어봤다고 하지.”

“저도 처음 들어봤어요.”

“준경이는 건축학과 가고 싶다고 했나?”

“네! 그런데 고민 중이에요.”

“무슨 고민?”

“공대가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공대 어디 쪽을 가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 그래?”

“아무튼, 선생님! 그 시계가 유니버셜 디자인이라는 거죠? 조금은 알 것 같은데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응. 그럼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한 원칙을 말해줄 테니 잘 듣고 상상해 봐. 첫 번째, 능력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평하게 사용되어야 해. 두 번째, 주변 상황이나 유니버셜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능력과 상관없이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해. 세 번째, 사용자의 기존 경험이나 지식과 상관없이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딱! 사용할 수 있어야 해. 네 번째, 사용자가 선택도 가능하고, 변경할 수도 있고, 사용자의 능력이 변화되더라도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여기까지 이해돼?”

“대충 알겠어요. 뭔가 개인의 능력과 상황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뜻인 것 같아요”

“맞아! 이런 철학으로 제품을 만들고 건물이나 시설을 설계·시공을 한다는 거지.”

“와~ 그럼 내가 사용하기 편하게 건물과 시설을 만들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편하게 이용 가능한 거네요?”

“그렇지. 힘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참 고마운 디자인 철학이지.”

“오~ 저 건축학과 가야겠어요.!”

“그래? 벌써 확정해 버렸어? 내가 아까 원칙을 몇 개 말했지?”

“공평하고…… 인지능력에 상관없고…… 직관적이고…… 융통성 있고…… 이렇게 4가지요!”

“그래! 그럼, 건축학도가 될 거니깐 나머지 3가지는 숙! 제!”

“하하, 이번 숙제는 좋아요.”

“그리고……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된 사례를 찾아오면 더 쉽게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할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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