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여행자 이야기 4 - 나연이 이야기
‘끼익~쾅’
행복한 나의 생일날 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귓가엔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간호사를 부르고 의사 선생님을 찾는 것을 보니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다. 응급실이었다. 나는 응급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눈을 떴는데, 나만 어두운 방에 있었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어두운 방이었는지 빛 한줄기도 보이지 않았다.
“……나연이 깼어?”
“응 엄마. 불 좀 켜줘”
“……”
“뭐 해 불 좀 켜달라니깐”
(흑흑흑……)
“엄마! 왜 울어! 불 켜달라고! 불!”
그날 사고로 나는 시각장애인이 되어있었다.
나는 몇 년째 집에만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밖에 나갈 자신이 없다. 창문만 열어도 들려오는 작은 소리가 너무 무섭다. 빗방울이 난간에 부딪힐 때마다 들리는 소리에 심장이 쿵쿵거린다. 예고 없이 우는 까치의 ‘깍’ 소리는 총소리보다 더 날카롭게 귓가를 스친다. 사고 전에는 항상 밝았던 나였기에 우울감이라는 것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우울감이 어떻게 생겼는지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엄마는 오히려 전보다 더 밝게 말한다. 그날 이후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밝게 말하고 사는지 당연히 알고 있다. 엄마의 작은 음성 변화에도 내가 울적해지는 걸 알기에 엄마는 있는 힘을 쥐어짜면서 나를 보듬고 있다. 그래서 난 엄마를 위해 내 삶을 다시 시작하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