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내 머릿속은 매일 전쟁 중 (2/2)

PART 1. 여행자 이야기 2 - 승호 이야기

by 북울림


10시 40분, 국어 시간이다. 반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얘들아 5교시 음악 시간으로 바뀌었데. 모두 음악실로 이동하래.”

또래 도우미가 나에게 와서 이야기했다.

“승호야 5교시 음악 시간이야. 음악실 가자.”

“……”

나는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어떤 상황이든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시각은 국어 시간이고, 국어 시간은 교실에 앉아서 공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들이 모두 교실을 떠나고 나와 또래 도우미들만 남았다. 이상했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결국 그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악~~~ 아니야 아니야. 국어! 아니야. 아~~”

놀란 친구는 특수선생님을 부르러 갔다. 그 사이에 난 나만의 안식처인 교탁 밑으로 들어갔다. 우리 교실로 오신 특수선생님은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셨다. 나에게 ‘5교시’, ‘국어’, ‘바뀌다’, ‘5교시’, ‘음악’ 카드를 순서대로 보여 주셨다. 그제야 나는 교실에 있어야 할 친구들이 왜 없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기분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이해가 되었으니 불편함은 사라졌다. 난 내 책상에 있는 그림 시간표에서 국어 그림을 떼고 음악 그림을 붙였다. 이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특수선생님은 이어서 ‘이동’, ‘음악실’ 카드를 보여 주셨다. 난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 음악실로 이동을 했다.

12시 40분, 나는 햇빛을 좋아한다. 햇빛은 나의 장난감이자 친구다. 바람 부는 날에 나뭇잎이 흔들리면서 그 사이로 반짝거리는 햇빛은 정말 사랑스럽다. 또 해가 질 때쯤, 서해의 바닷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았는가? 이 모습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보석 같다. 매일 만날 수 없는 장면이지만 난 매일 점심시간마다 이 모습을 만난다. 나는 밥을 먹으면 항상 운동장에 나간다. 그리고 양 손가락을 펴서 서로 교차하여 격자 모양을 만들고 두 손을 햇빛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손을 2cm 간격으로 빠르게 흔들면 내가 보던 햇빛은 나뭇잎 사이의 별처럼, 부서지는 파도의 보석처럼 아름답게 반짝거린다. 이 시간은 나에게 정말 행복한 시간이다. 그래서 나의 기분을 조용히 말해본다.

“엄마, 좋아요.”

16시 20분, 종례를 마쳤다. 핸드폰을 받아서 교실을 나서는데, 선생님이 손을 흔들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승호 안녕~ 내일 만나~”

나도 선생님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 내일 만나~”

인사를 하고 교실을 나왔다.

19시 20분, 자유 놀이 시간이다. 나는 장난감 덤프트럭, 경찰차, 소방차, 카니발 자동차를 거실로 가지고 나왔다. 차를 일렬로 세우고 뒤집었다. 4대의 장난감 자동차 바퀴가 모두 하늘을 보고 있다. 나는 순서대로 자동차 바퀴를 굴렸다. 첫 번째 자동차 바퀴가 멈추기 전에 두 번째 차의 바퀴를 굴렸다. 다음은 세 번째 차, 네 번째 차 순이고 다시 첫 번째 차로 돌아왔다. 한 시간이 지났다. 아빠가 말했다.

“승호야 이제 씻자.”

난 계속 바퀴를 굴렸다. 아빠는 ‘놀이’, ‘그만’, ‘씻기’ 그림카드를 보여줬다. 하지만 난 계속 놀고 싶었다.

“아냐. 아냐.”

아빠는 뽀모도 타이머를 가지고 왔다.

“승호야 아빠가 타이머 30분 맞춘다.”

그리고는 세상에 가장 쉬운 말로 나에게 설명을 해주신다.

“타이머 빨간색 없어져.”

“없어져.”

“그럼 이렇게 소리 울려. 들려?”

“들려?”

“그럼 자동차 놀이 끝!”

“끝.”

“알겠지?”

“알겠지?”

나는 얼른 대답하고 자동차 바퀴 굴리기 놀이를 했다.


10시 30분, 오늘도 나는 이렇게 무사히 나의 루틴을 중심으로 잘 살았다. 하루가 내 맘 같지 않아서 속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 특수선생님, 담임선생님, 친구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나도 이렇게 한 뼘씩 자라다 보면 언젠가는 친구들만큼 크겠지? 오늘도 친구들과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을 나를 기대하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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