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2/2)

PART 1. 여행자 이야기 5 - 준경이 이야기

by 북울림




다음날,

“선생님 저 숙제해왔어요!”

“오~ 준경~ 역시! 믿고 있었어! 눈동자가 반짝이더군! 그럼 한번 말해볼까?.”

“네! 잠시만요! 우선…… 내가 제품을 작동하다가 실수를 했을 때 그 결과가 치명적이지 않도록 오류에 대한 포용력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피로감을 적게 느끼면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적은 힘과 노력이 들어갈 수 있게 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사용자 몸의 크기나 자세, 이동과 상관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크기와 공간이 제공되어야 해요. 맞죠?”

“오~ 좋아! 사례들도 찾아보니 어때?”

“더 잘 이해가 되더라고요. 심지어 단순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느낌?”

“그래 나도 같은 느낌이야! 그리고 네가 어제 공대도 고민한다고 했잖아?”

“네 특별히 정해놓은 학과는 없고 ‘공대를 가면 어떨까?’ 정도?”

“맞아 그랬었어…… 그래서 내가 어제 퇴근하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혹시 ‘재활 공학’이라고 들어봤어?”

“아뇨, 재활이면 제가 받은 재활 치료의 재활이겠죠? 거기에 공학이면 재활 치료를 잘 받게 하는 공학쯤 될까요?”

“음…… 어느 정도는 맞아. 지금 준경이가 타고 있는 휠체어가 이 분야와 관련이 있겠다.”

“아 그럼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거겠네요?”

“그렇지! 그런데 이젠 기술이 발달했으니깐 단순한 제조를 넘어서 최첨단 기술을 반영한 보조공학기기를 만드는 거지!”

“오~ 이것도 재밌겠는데요?”

“준경아. 가끔 휠체어에 계속 앉아 있는 거 힘들지?”

“네 온종일 앉아 있으면 허리가 너무 아파요. 눕지는 못하더라도 가끔 서서 스트레칭만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준경이한테 딱 맞는 게 있는데 바로, 전동 기립 휠체어란 게 있지! 휠체어에 앉아 있다가 허리 스트레칭을 하고 싶을 때, 기립 버튼을 누르면 의자의 궁둥이가 닿는 부분이 서서히 올라가서 너를 설 수 있게 해 줘. 어때?”

“좋아요. 완전히 필요해요!”

“심지어 서 있는 상태로 이동할 수 있어!”

“와~ 그럼 친구들과 눈높이가 비슷하겠다. 난 본의 아니게 항상 친구들을 우러러봤는데 하하하! 또 있어요?”

“계단식 수직형 휠체어 리프트! 두둥!”

“리프트인데 수직형? 무서운데요?”

“한 번 상상해 봐! 평소엔 계단인데 네가 버튼을 누르면 계단들이 수평이 되면서 휠체어를 올릴 수 있고 그대로 리프트가 문까지 올려주는 거지!”

“상상은 되는데, 아직까진 리프트는 무서워요.”

“그치 사고가 자주 나기도 했지…… 나야 떨어지면 손발을 이용해서 멈추겠는데 전동휠체어랑 같이…… 그만하자. 아무튼, 기술이 더 발전하면 괜찮을 거야. 대신 휠체어가 넘지 못하는 문턱을 경사로로 바꿔주는 정도의 장치면 그건 괜찮겠다.”

“맞아요. 바로 앞에 고작 5cm의 턱이 있는데, 저 때문에 친구들이 몇십 미터를 같이 돌아서 가야 할 때는 정말 미안하거든요.”

“나도 다리를 다쳐서 그런 경험을 해봤지……”

“선생님. 또 신기한 보조공학기기가 있어요?”

“골무 마우스도 있어. 작은 마우스를 집게손가락에 끼워서 작동하는 건데 휠도 달려서 편해 보이더라고.”

“이야~ 그거 들고 친구들과 피시방 가면 제가 다 이길 수도 있겠어요!”

“뭐 그럴 수도 있는데 그만큼 빠르게 반응해 줄지는 모르겠다. 그보단…… 조금 의미 있게 쓰는 걸 상상해 보는 게 어때?”

“그냥 그럴 수도! 있! 다! 그런 거죠~ 아무튼 보조공학기기 개발도 해보고 싶네요. 이것도 전공이 있겠죠?”

“전공 이름은 조금 다를 수 있는데, ‘의용공학과’나 ‘재활 의료공학과’로 찾아보면 나올 거야.”

“유니버셜 디자인도 좋고 재활 공학도 좋고…… 선생님. 저 뭘 선택해야 하죠?”

“다 좋은데 뭘 선택하든 무슨 걱정이 있겠어~ 그저 ‘장애인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모두가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라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분명 어떤 곳에 있든, 네가 꿈꾸는 세상이 될 거야.”

“장애인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모두가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나도 좋고 우리도 좋게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이네요? 선생님 이 말 제 인생철학으로 빌려 가도 돼요?”

“나야 고맙지~ 대신 꼭 그런 멋진 세상을 만들어줘! 알겠지?”

“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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