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is바퀴벌레
제목 그대로다.
어제 올린 글에서 오타를 발견했다. 출근길에 두뺨이 홍조대폭발하고 말았다. 하늘 보고 후... 깊은 한숨을 뿜으며 수정했다. 당신은 발견했는가? 나를 비웃었는가? 못 봤다면 내게는 다행이지만, 당신에겐 불행이다. 아주 잘 보이는 오자였다. 글 좀 쓴다 하는 당신에게 그게 안 보이면 이상한 거다.
나는 이른바 문법나치이고 맞춤법을 중요시하는 나를 자랑스레 여긴다. 문법나치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당신이 내게 동조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합리화할 건덕지는 많다.
잠시 '저장'해놓기는 했지만-브런치에서는 [작가의 서랍]에 꽂아둠.-결국 어제의 글은 초고였고, 퇴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초고이다.
초고라,,, 그래 초고. 우리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초고를 쏟아낸다. 페이스북의 '수정됨' 표시를 가끔 눌러 본다. 엿보다 가끔 웃고 만다. 고쳐씀의 흔적에서 그들의 고뇌와 노력이 보인다. 그러나 이게 최선은 될지언정 최상은 아니다. 원본을 읽은 독자가 반드시 존재하기에.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의식의 흐름 맞다.
원래 오타라는 것은 바퀴벌레와 같은 것이라서 다 잡았다 생각해도 어딘가에 서식하는 법이다.
(발행 버튼 누르려다가 마지막으로 읽었더니 탈자가 있어서 채워넣었다...)
오타 잡는 방법 몇 가지를 남긴다.
1. '원고' 수준의 글이라면 종이에 프린트해서 읽는다. 스스로 빨간펜을 들게 될 것이다.
2. 며칠 혹은 몇 주일 묵혀뒀다 읽는다. 집필 당시의 격한 감정이 사라져 오타가 보인다.
3. 남한테 읽힌다. 외부 공개 전, 자신의 글을 읽힐 제1독자가 있으면 좋다.
4. 그냥 올린다. 오타가 있을 경우, 공개하기 전엔 죽어도 안 보였던 오타가 일단 공개하고나면 반드시 눈에 밟힌다.
나는 오늘밤 다시 한 번 이불에 킥을 날릴 것이다.
문법나치는 자신의 오타에 가장 가혹하다. 하이, 히틀편집장.
장르소설 출판사 편집팀장입니다.
작가와 작가지망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위로 혹은 응원 혹은 냉소 같은 것들을 끄적일까 합니다.
집필에 도움이 될 잔소리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