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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n 09. 2023

230609

끝은 새로운 시작!

230609 | 끝은 새로운 시작!


내가 좋아하고 즐겨 쓰는 구절 중 하나다. 매일이 똑같은 듯하지만 하루의 끝과 시작을 맞이할 때만은 감회가 다르게 여겨진다. 날이 밝으면 일어나게 되고 날이 어두워지면 잠을 청하는 양상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나도의 개념과는 다르다.


지난 3월에 첫 장을 시작했던 일기장의 마지막 장을 채웠다. 다 쓴 일기장은 보물상자에 넣어두고 작년에 넉넉하게 만들어 둔 새 일기장과 새롭게 시작했다. 엄청나게 공을 들여 쓴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이야기로 채운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게 일기는 소중하다.

일기장을 모아 둔 상자를 보물상자라 부르는 이유는 하루를 살고 마감하며 나 스스로와 나누었던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권을 채우기 버거웠던 시간도 있었고, 쉽사리 한 권이 채워졌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한 시간이 모여 서른 권을 채웠다. 항상 양이 질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양은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기를 쓴다고 해서 내 삶이 엄청나게 특별한 것도 아니고 남들과 다르게 견고하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일기를 쓰지 않을 때보다 일기를 쓸 때의 삶이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것은 분명하다.


일기를 씀으로써 내가 마주한 현실이 바꿀 수는 없지만 그 현실에서 살아가는 나 더 정확히는 생각과 태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다.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나 스스로롸 마주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나를 인지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러한 탓에 내 삶의 기록 중 하나인 일기는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고, 항해에서 나침반을 보며 키를 잡는 일과 같다.


그래서 나는 이 기록의 맛과 힘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다음 주부터 ‘나의 기록학교 <기록탐구생활>’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에 관한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그동안은 내 삶, 내 기록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내 기록 곳간을 열어제껴 볼 생각이다. 이번 여정은 그 첫 발걸음 혹은 발구르기에 해당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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