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주말 업무를 하게 됐는데 그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려야겠다 다짐했었다. 다짐과 무색하게 글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지만, 오늘은 꼭 글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고 있다. 여전히 편두통은 나를 괴롭히지만, 올해부터는 편두통을 받아들이기로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진 듯하다.
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자주 '이 주제로 꼭 글을 써야지' 생각했는데 쓰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생각해 보니 2월에 중단한 것이 꽤 많은데 예전 같으면 일을 미루는 이런 내 성향을 비난하고, 결국은 자기혐오까지 들었을 텐데 지금은 그러려니 할 뿐인걸 보면 멘탈도 강해진 것 같다. 여전히 내가 팔로우하는 sns와 저장해 둔 인터넷 기사들은 미친 사람처럼 자기개발을 하라 말하지만 나는 이제 그 흐름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미친 사람처럼 자기개발을 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지금의 나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것이고, 아무리 자기개발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불안함과 허무함이 나 자신에겐 독이 됐던 것 같다.
딱히 상반기 정리를 하러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상반기에는 사기를 당했다. 아니, 당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진행이니까!! 아직도 돈을 받기 위해 투쟁 중이지만, 경험해 보니 왜 우리 엄마가 예전에 30만 원인가 뜯기고 화병 걸렸다고 말한 지 알겠더라. 요약하자면 22년 12월 30일(하필..!) 필라테스 1:1 수업을 165만 원 주고 등록했지만, 잦은 선생 변경 및 학원의 일방적 통보 (글로 쓰니 또 생각나서 환장하겠네)로 근 2.5개월 동안 수업을 7번밖에 못 했다. 대표란 사람은 뱀 같은 혀로 매번 '유능한 강사를 고로케님을 위해 모셔왔다'면서 선생을 바꿨지만, 유능하건 아니건 어쨌든 나에게 있어 유능한 강사란 '나랑 잘 맞는 강사' 아니겠는가? 내 입장에선 잦은 선생 변경도 그렇고, 선생 변경을 운동 당일주에 통보하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학원 측의 과실이라 판단하여 환불을 요청했고, 내가 분명 계산했을 때는 119만 원을 돌려받는 거였는데... 왜 갑자기 80만 원만 줄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나중에 대표 말을 듣고 보니 왜 80만 주는지 알겠더라. '이 돈 받느니 그냥 계속 운동하시죠?'가 그녀의 대답이었다. 최대한 낮은 금액을 불러 그냥 다니게 할 속셈이었던 듯하다.) 나는 80이라도 받고 두 번 다시 필라테스는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물론 '여기서'라는 단어가 빠졌다. 돈 받자마자 다른 데 그룹 등록할 거다.)
현찰이 없네, 공황장애가 왔네 등 온갖 핑계를 대며 80만 원을 한 달 뒤에 주겠다 해서, 나는 분쟁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최대한 편의를 봐줘서 기다렸건만, 어제 전화가 오더니 월 말에 주겠다 한다. 왈왈 거리고 소리를 질렀더니, 배 째라 방식이다. 돈이 없단다. 소리 지르지 말란다. 자기는 평화롭게 끝내고 싶대서, 아니 80만 원 뜯기고 한 달이나 기다려준 나한테 평화를 운운하냐고 또 왈왈 꺼렸다. 환장할 노릇이다. 심지어 계좌번호랑 금액 적힌 문자도 보내지 말란다. 이유는 직원들이 불안해한다나 어쨌다나. 아니, 내가 협박을 했나, 계좌를 알아야 돈을 보낼 것 아닌가?
여하튼, 나는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강렬한 사기 경험 때문에 소비자 보호원에 민원을 넣는 등.. 생애 첫 별의별 일을 다 하고 있다. 내 80만 원을 돌려받는 날, 후기를 남기겠다 다짐하며 근황 소식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