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꽂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May 07. 2023

A Thousand Splendid Suns

호세이니 소설은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를 통해 처음 접했고 책을 읽은 후, '이 작가 굉장히 글을 흡입력 있게 글을 잘 쓰는 작가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소설이나 좀 지루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호세이니 책은 지루한 부분이 적었다. 충격에 충격을 더하는 플롯이랄까. the kite runner를 굉장히 심도 있게 읽고 그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졌다. the kite runner는 주인공이 남자아이라면, a thousand splendid suns(제목이 너무 길다)는 주인공이 여자아이라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별 망설임 없이 원서를 구매했다. 


호세이니는 또다시 아름다웠던 아프가니스탄을 그린다. 탈레반에 의해 바미안 석불이 파괴되기 전의 아프간, 여자아이들도 학교에 가고,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던 그 시절을 그린다. 하지만 그 시절은 오래가지 못한다. 호세이니 글의 특징은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아프가니스탄'을 소설 앞 단에 풍부하게 묘사한 후, 탈레반 집권의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을 비교 배치시켜, 이전의 아프가니스탄은 한 번도 실존하지 않았던 꿈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아마 이 모든 변화를 몸소 체험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는 아프간 내 여러 가지 이슈를 다룬다. 여성인권, 가정폭력, 조혼, 그리고 사랑.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삶을 일으켜 세우는 것도 사랑이고,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도 사랑이다. 작가의 이전 소설인 the kite runner도 잔인한 부분이 있었던 것처럼, 이 책도 잔인하다. 말끝마다 도둑년(harami)이라며 자식을 조롱하는 부모의 양육방식도 잔인하고, 원치 않는 남성의 아이를 낳아주려 팔려가는 마리암의 상황도 잔인하고, 부모를 모두 잃고 조혼을 해야만 하는 라일라의 상황도 잔인하다. 이 책은 잔인하다. 하지만 현재 아프간의 상황은 이 책보다 심각하고 더 잔인하다.


예전에 the kite runner를 읽고 넷플릭스에서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이라는 만화를 봤다. 이 책을 읽고 만화도 보길 꼭 추천한다. 책을 읽은 후, 구글에 1970's kabul이라 검색해 봤다. 카불은 아름다운 나라였다. 언젠가 탈레반이 사라지고 아프가니스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게 아주아주 먼 미래일지라도 아프가니스탄이 아름다움과 평안을 찾는 그날, 카불을 여행하면서 호세이니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0217121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동네-핀란드가 천국을 만드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