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덥다 하면 더 더운 거야.
더위가 찾아왔다. 아니, 더위는 진즉 찾아왔다. 매년 여름마다 찾아오는 장염도 왔다. 통과의례처럼 ‘그래, 여름이니까.‘라고 생각하며, 복통에도 잘 먹고 지낸다.
더워도 몸에서는 뜨거운 음식을 찾는다. 쫄면 순두부. 먹다가, 아차! 싶어 급하게 찍었지만 첫 비주얼은 그럴싸했다.
한여름에도 식지 말라고 국물을 담은 뚝배기를 보고 있자니, 입맛이 감돈다. 국물 한 입에 순두부 한 덩어리. 너무 뜨겁다. 어라? 내가 생각했던 맛이 아니다. 감칠맛도, 심지어 조미료 맛도 안 난다. 무맛에 가까운 찌개. 기대했던 쫄면사리도 감흥을 주지 못했다.
“덥다, 덥다 하면 더 더워지니까 진정하자. 여름은 원래 덥고, 겨울은 원래 추운 거야.” 더운데 왜 순두부집에 왔냐 아우성치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이상기온에 고온현상이긴 하지만 지금은 여름이니까 더운 거라고. 그렇게 모두를 세뇌시키며 하루를 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