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다병에 걸린 우리
오랜만에 먹는 솥밥. 다양한 종류 중에 명란솥밥을 골랐다. 솥밥과 함께 먹을 찌개는 차돌 된장찌개. 만약 나에게 1년 동안 같은 종류의 찌개를 먹으라 하면, 망설임 없이 된장 베이스의 찌개를 고르겠다. 그 정도로 된장찌개가 좋다!
솥밥은 싹싹 비벼 밥을 뺀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면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약간 밥이 남은 솥그릇엔 뜨거운 물을 넣어 잠시 놔둔다.
솥 열기에 잘 익은 명란이 맛스럽다. 알탕 속 텁텁한 알을 먹는 기분이 들 때면, 된장찌개를 먹는다. 고기가 있어서 든든한 기분이다. 너무 짜다 싶으면, 간장을 넣지 않은 채로 밥을 먹으면 된다.
밥을 다 먹고 솥뚜껑을 열면 누룽지가 완성돼 있다. K민족답게 배부른 속은 누룽지로 달랜다. 어쩌다 보니 누룽지도 다 먹고, 배를 퉁퉁 두드리게 됐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유달리 뚝딱거리는 동료가 있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라 스스로를 ‘쪼다병’에 걸렸다 했다. 좋아할수록 냉랭해지고 퉁명스럽다. (부끄러워서다.) 집에 가서 이불킥 니킥 하이킥하며 후회한다. 쪼다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쪼다 둘이 고민해 봤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