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공감하는 장기 생존법
이번주에 퇴사하는 동료와 밥을 먹었다. 마지막 식사겠지. 입으로는 내뱉지 않지만, 시간을 내서까지 만날 사이가 아님을 잘 알기에 더 의미 있는 식사시간이 됐다.
회사 근처에 맛있는 떡볶이 집이 있다. 네 명이라 4인분을 시켰는데 왜 3인분을 시키지 않았냐 아우성이다. 바닥까지 긁어먹고 볶음밥까지 먹었으면서. 너희들을 과소평가하지 말란 말이다.
떡이 부풀면서 소스가 넘치려 했다. 좀 더 넓고 깊은 냄비였으면 좋았을 텐데. 소스에 저며진 야끼만두는 특유의 바삭함을 잃었다. 불어 터져 부드러운 튀김빵 안에 숨어있던 빳빳한 당면들이 튀어나온다.
한 회사를 어떻게 이리 오래 다니냐고 묻길래 말했다.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을 아직 못 찾았고,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때문에 나는 나약해졌다고. 예전의 나는 사막을 달리는 야생 여우였는데, 지금은 온실 속 먹이를 편하게 받아먹는 길들여진 여우가 됐다고.
모두가 공감하는 장기 생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