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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an 23. 2022

1월 둘째주-이름 모를 빵

1월 10일 "청수물랭면": 나는 냉면을 정말 좋아한다. 집에서는 주로 마트 배송을 통해 청수 물냉면을 사다가 먹는다. 냉면은 면 삶기가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일단 냄비에 붙지 않도록 저어줘야 하고, 그냥 방치했다간 거품이 화산처럼 올라와 가스레인지 주변이 엉망이 되기 쉽다. 그래서 세심하게 관찰해 주어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면만 삶고 육수와 물을 넣어 먹으면 끝이기에 이렇게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도 없다. 내가 만든 냉면은 면과 겨자'만' 있는 냉면이라 무척 초라해보여, 엄마가 설에 먹을거니 절대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손만두 몇 개를 냉동실에서 꺼내 쪄먹었다. 만두와 냉면의 궁합이란... 저 둘은 결혼해야 할 것 같다. 

1월 11일 뜨끈한 집밥: 오랜만에 엄마가 쉬는 날. 한의원에 갔다 오니 뜨끈한 밥이 있었다. 흰 쌀밥에 케쳡옷을 입은 비엔나를 한입 먹는 순간, 뽀득 뽀득 비엔나 씹히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버섯과 각종 야채를 넣고 부친 야채전은 계란 비율이 높은지 부드러운 계란찜 맛이 난다. 찬밥도 뜨순밥도 좋지만,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수저에 올렸을 때 김이 올라오는 뜨순 밥을 고르겠다. 적당히 뜨순 밥은 어느 반찬과 함께해도 부드럽게 엉기는 것이 좋다. 

1월 13일 귀찮다면서 잘 챙겨먹은 '우노피자': 만사가 귀찮은 점심시간. 냉동실에서 냉동 피자를 꺼냈다. '우노피자' 우노는 스페인어로 1을 의미한다. 넘버원 피자라는 의미일까, 박스를 보며 이렇게 고민하는 모습을 담당자가 보면 뿌듯해 할 것 같다. 우노피자는 손바닥만한 크기로 꽤 작다. 꽁꽁 얼어붙은 피자를 꺼내니 장난감 같기도 하고 꽤 귀엽다.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200도 10분을 돌린다. TV를 켜고 앉았는데 어디서 고소한 치즈냄새와 빵 타는 냄새가 난다. 피자가 익고있다. 막상 에프에서 꺼낸 피자는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가위로 알맞게 네 조각으로 잘라 맛있게 먹었던 점심시간.

1월 14일 알 수 없는 빵: 재택근무 시에는 보통 7시나 8시 출근이라 아침을 늦게 먹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종종 일을 하다보면 점심에 유독 입맛이 없을 때가 있다. 그래도 잘 챙겨먹는 편이기는 하나... 이 날도 배가 그렇게 고프진 않았다. 뭘 먹지. 쉐이크를 한 잔 타먹으려다 그래도 점심시간이니 맛있는 걸 먹고 싶어 동네 빵집에 갔다. 평소에 좋아하는 빵이 있다.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쫄깃한 도우, 그 위에 콕콕 박힌 검정&녹색의 올리브... 올리브를 씹으면 짭쪼름한 맛이 난다. 질겅질겅 큰 빵 하나를 다 먹었다.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푸그니? 푸가타? 포가타? ((+) 주말에 빵집에 다시 다녀왔다. 푸가타였다)


*잉스타 @gorotooni에서 매일 먹은 음식을 그리는 고로푸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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