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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an 11. 2022

1월 첫째주- 엄마표 떡볶이


1월 3일 '엄마표 떡볶이': 엄마표 떡볶이는 고추장 맛이 난다. 전날 밤에 방에 누워 유튜브 먹방을 보다가 떡볶이가 너무나도 먹고 싶어 엄마한테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내일 점심은 떡볶이 어때?!!' 엄마는 큰 소리로 화답했다. '그래!!' 당연히 나는 시켜먹는거라 생각했는데, 11시 30분쯤 거실에서 드라마 정주행이던 엄마가 '떡볶이를 해볼까?'라고 말했다. 삼첩분식을 원했던 나는 오뎅도 파도 없으니 우리 시켜먹자 제안했지만 엄마는 단호하게 거절. 결국 멋진 라볶기를 만들어 냈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엄마표 떡볶이라 그런지 맛이 있었다. 꾸덕한 라면과 뜨거운 떡의 조합도 좋았고, 양념에 버무려진 계란의 노른자 맛도 일품. 무엇보다 어린시절 추억을 먹는 기분이 잔뜩 느껴지는 우리 '집'만의 맛이었달까.


1월 4일 '계란 또띠아': 벌크업하는 주제에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많다. 잉스타에서 건강한 음식 레시피는 무조건 저장을 해 두는 편이니까. 전날 밤에 쑥 닷컴에서 현미 또띠아, 머스터드소스, 그리고 상추까지 주문한 참이기에 저녁은 망설임 없이 또띠아를 만들어 먹었다. 마침 삶아놓은 계란 두 알이 보이길래 머스터드 소스에 으깨 치즈를 한 장 넣고 그 위에 잘 넣고 돌돌 말았다. 머스터드 소스의 시큼+달콤한 맛과 묵직한 체다치즈의 조합이 환상이다. 고급 계란 샌드위치 부럽지 않은 맛. 그런데 하나만 먹으면 배고프다.



1월 5일 '얇고 부들 안심 돈가스': 다음날 출장을 위해 코로나 검사를 하고 돌아왔다. 콧구멍도 쑤셨겠다, 고기가 먹고 싶군. 생각했던 돈가스가 있었으나 1인용 돈가스는 배달 불가라, 가끔 매장 방문해서도 먹던 곳에서 주문했다. 전날 본 먹방 유튜바가 (또..) 매운소스에 돈가스를 먹길래 500원을 추가해서 매운소스도 주문. 얇고 부드러운 돈가스는 한입에 넣기에 안성맞춤이었고, 튀김이 얼마나 바삭바삭한지 눈뭉치를 들고 먹는 기분이었다. 밑에서 나를 선망의 눈으로 쳐다보던 두부에게 튀김 옷을 조금 주었더니 '아삭아삭바삭바삭캬삭캬삭' 얼마나 맛있는 소리를 내며 먹던지... 두부와 내가 마치 같이 나란히 앉아 돈가스를 먹는 기분이었다.


1월 6일 '따뜻한 묵밥': 출장 후, 식당에 갔다. '칼국수 좋아해요?'라길래 나는 '칼국수 콜' 했는데 알고보니 '콩 칼국수'였다. 두부도 먹고, 콩자반도, 그리고 콩비지도 좋아하지만 콩국수를 먹지 않는 내게 난이도가 높은 음식... 우물쭈물 허탈하게 쳐다보니 맞은편에서 '묵밥을 나눠주지'라고 말한다. 묵밥은 차가워서 싫다 하니, 촌스러운 사람 취급 당했다. 담백한 육수와 볶은김치, 그리고 김의 조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묵. 한 입 먹으니 크~ 소리가 절로나는 잔치국수가 생각나는 담백한 맛이었다. (플러스: 콩 칼국수는 새큼한 무생채와 같이 먹으니 맛조합이 환상이었다)


1 7 '냉동탕수의 배신': 너무 바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밥도  먹고 일하는 '인데.. ( 먹고살자고 하는 ,  먹지도 못하게 합니까 마인드) 오늘은 정말 밥을 먹을  없었다. 12 30분까지 이어진 면담, 1 반까지 연장된 점심시간이 무색하게도 오전 8시에 떨어진 '당일 리포트 제출' 오더를 맞추려면 점심을 스킵해야 했다. 2시부터 대행사 미팅이라, 컬리에서 사다 쟁여둔 냉동 탕수를 조리하기 시작했다. 에프에서 15, 중간에 뒤집어주면 바삭한 탕수! 겉모습은 그럴싸 했지만... 소스가  취향이 아니었고 (너무나도 시큼새큼) 탕수육에서 누린내가  끝까지 먹지 못했다. 아쉬운 금요일의 식사.


*잉스타 gorotooni에서 매일 먹은 음식을 그리는 고로푸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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