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챌린지 DAY 34 (23.06.03)

알프레트 되블린, 『무용수와 몸』 / 민들레꽃 살해 (신동화 옮김)

by bookyoulovearchive


알프레트 되블린은 처음 들어본 작가라서 글 읽고 나서 검색을 해봤는데, ‘평범한 사람이라 하기에는 어딘가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비이성적이고 모순적인 행동과 광기, 분노, 우울, 공포와 같은 심층 감정을, 정신 병원에서 근무하였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듯 끈질기게 파고드는’ 작가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이 단편이 실린 『무용수와 몸』이라는 책을 되블린 스스로는 “환상적이고 익살스럽고 그로테스크”하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내면의 감정과 에너지, 현대인의 (주로 부정적이고 혼란스러운) 체험을 생생하게 표현하려 한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인 ‘표현주의’ 문학의 상징이라고 평가된다‘고 한다.


작가 스스로가 “환상적이고 익살스럽고 그로테스크”하다고 표현했듯, 이 단편은 굉장히 비현실적인 상황을 바로 옆에서 보고 느끼는 것처럼 엄청나게 생생하고 실감나게 묘사해서 혹시 정말 현실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굉장히 끈질기게 미하엘의 행동과 감정을 추적해 간다. 혼자 민들레꽃을 살해했다고 했다가, 갑자기 또 살려야 한다고 하고, 그러다가 민들레꽃을 죽인 건 자신의 당연한 권리라 자신을 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고, 숲이 자신을 벌할 거라 생각해 재빠르게 도망치고, 또 민들레꽃을 죽인 것을 참회하고, 꽃에 엘렌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또 다른 민들레꽃을 집에 가져와 꽃에게 한 방 먹인다느니 죽음을 속죄한다느니 하더니 가정부가 화분이 깨져서 버렸다고 하니 민들레꽃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기뻐하더니 다시 숲으로 사라진다. 정말 미치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상황이 계속되는데, 도대체 미하엘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지 예측이 안 돼서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신사는 큰 소리로 웃고 숨을 내뿜었다. 그러면서 산속 어두운 숲으로 사라졌다. (p.60)


마지막에 미하엘은 다시 숲 속으로 사라지는데, 민들레꽃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기뻐하더니 왜 다시 숲으로 가는 걸까? 다시 살해하고, 속죄하고, 구속당할 대상을 찾으러 가는 걸까? 사실 그는 민들레꽃에게 구속되는 걸 즐겼던 거 아닐까? ‘그의 삶이 그토록 생기발랄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라는 구절이 나오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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