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하우스 위픽 (231006~231006)
우리 숨바꼭질 기억해?
| 첫 문장: 어둠 속에서 우리는 죽어가고 있었다. (p.5)
(23/10/08)
*영산:
| 영험한 산이라 ‘죽은 자의 소지품이나 뼈를 묻으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음.
*바다 위 등껍질바위
| 20년 전 정해가 죽으려고 했던 곳으로 정해를 구하러 온 우영과 함께 구조되었던 기억이 있는 곳.
*영산교:
| 영산의 주인인 최양희가 교주인 종교. 신자들은 기도와 공양으로 정성을 다하면 죽은 자와 재회할 수 있다고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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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중에서도 이 작품이 인기가 많아 보여서 읽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도서관에 들어왔길래 앉은자리에서 한 시간 만에 읽었다. 내가 생각하는 위픽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반나절에 완독이 가능한 부담 없는 분량이라는 것! 이 작품도 중간에 멈출 수 없이 이야기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다.
친구의 미심쩍은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해 미아도에 내려와 영산교 내부에 잠입한 주인공은 우영과의 과거 미아도에서의 만남,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의 만남 등을 차례로 떠올리며 우영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점차 가까워진다.
사실 첫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의 전개를 예상해서 엄청난 임팩트 같은 걸 느끼진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죽은 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산 자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들이 기꺼이 속고자 한다면 그건 과연 나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바다 내음을 닮은 슬픔의 냄새’라는 구절도 인상적이었다. 눈물에서 짠맛이 나는 것처럼, 슬픔의 냄새가 바다 내음을 닮았다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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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건 혼자서는 불가능해. 죽은 후에 몸이 산에 묻히는지 바다에 버려지는지 어떻게 알겠어?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죽어서도 날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가 한 명쯤은 필요한 거야.’ (p.18)
| 오래된 인형, 썩어가는 옷 더미, 곰팡이가 핀 신발과 깨진 그릇들, 이 돌산의 구멍 안쪽을 빼곡히 채운 죽은 자의 흔적과 산 자의 그리움. 이룰 수 없는 염원들. 바다 내음을 닮은 슬픔의 냄새. 산지기의 업무는 산 곳곳에 숨은 죽은 자의 물건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건 아마 영산이 영산인 이래로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 산지기의 업무였을 것이다. 이 물건들은 우영의 아버지가, 우영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그들의 증조부가 쌓아 올린 탑이었다. (p.96)
| 그때였다. 등 뒤에서 수풀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사람이라기엔 가볍고 산짐승이라기엔 분명한 발소리였다. 정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어떤 전설이 아주 오래 이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정해는 생각했다.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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