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비 (231123~231124)
“나는 이 '붉은 박물관'이 법망을 피해 도망치는 범인을 막아 내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p.51)
“사건의 진상이 뭐든지 간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경찰관의 사명이니까요.” (p.99)
| 첫 문장: 데라다 사토시는 녹슨 철문 앞에서 깊디깊은 한숨을 쉬었다. (p.9)
(23/11/25) 청년서가와 리드비가 함께 한 기대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감사하게도 『붉은 박물관』 도서를 제공받았다. 카드 뉴스가 매우 흥미로워서 눈길이 갔던 책이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읽게 된 일본 미스터리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몇몇 미스터리들은 중간쯤 읽다 보면 대충 범인을 때려 맞추곤 했는데 이번에는 읽으면서 나의 예상이 한 번 빼고 모두 빗나가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예상을 넘어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건의 진상’이란 한 줄 평을 쓴 것도 정말 사건의 진상들이 상상 그 이상으로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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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 ‘붉은 박물관’은 일정 기간이 지난 사건의 증거품과 수사 서류가 모이는 곳이다. 천재적인 고위직 경찰 커리어지만, 의사소통 능력은 거의 제로인 관장 히이로 사에코와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수사 1과에서 좌천된 조수 데라다 사토시 콤비는 증거품과 수사 서류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며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재수사를 진행한다. 박물관의 수위 오쓰카 게이지로, 미화원 나카가와 기미코가 나오는 장면도 소소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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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코가 재수사를 지시하면 사토시는 사건 관련 인물을 만나며 사건 당시의 일을 묻기도 하고 사에코가 물어보라고 한 것을 질문하기도 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사토시와 함께 단서를 얻어 사건을 추리해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름 메모를 하며 열심히 추리해 보았지만 사에코의 번뜩이고 천재적인 추리의 반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ㅋㅋ 다섯 개의 사건 중에서 나는 <죽음이 공범자를 갈라놓을 때까지>와 <죽음에 이르는 질문>이 특히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 제목을 잘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아마 추리하다가 정답에 도달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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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진상이 뭐든지 간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경찰관의 사명’이라는 사토시와 붉은 박물관이 ‘법망을 피해 도망치는 범인을 막아 내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에코. 증거품과 수사 자료를 살펴 재수사를 지시하고, 사토시가 수집해 온 추가 정보들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추리를 해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사에코. 사에코도 인정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보고하는 사토시. 둘의 조합이 기가 막히다. 탐정물보다 이런 콤비물이 더 내 취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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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건의 진상이 궁금하다면, 예측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히이로 사에코의 외모 언급이 꽤 많아서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작가님이라면 이 정보도 괜히 언급한 게 아닐지도...? 후속작 『기억 속의 유괴』가 지금 예약판매 중이던데 출시되면 이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청년서가와 리드비가 함께 한 기대평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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