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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Dec 03. 2023

구소현, 권혜영, 이주란, 소설 보다: 가을(2021)

문학과지성사 (231128~231128)



닿음과 닿지 않음에 관한 소설 세 편
/ 출판사 소개


(23/11/29)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시리즈를 모아보자 생각하고 소설 보다 2023 외에 처음 구입한 『소설 보다: 가을(2021)』. 작가보다는 작품의 제목들에 끌려 사게 된 책인데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독서를 했다. ‘닿음과 닿지 않음’의 소설들이라는 출판사의 소개처럼 물리적, 심리적, 그리고 시공간의 닿음과 닿지 않음에 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었다. 세 편 다 정말 좋았지만 가장 내 취향은 구소현 작가님의 「시트론 호러」! 시트론이라는 상큼한 느낌의 과일과 호러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제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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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소현, 「시트론 호러」 *

: 유령이 되어서도 소외된 자의 닿기 위한 노력


| 다시 살고 싶은 건 아니었다. 절대로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닿고는 싶었다. (p.27)


———······———


 권혜영,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

: 계단이라는 무한 루프에 갇혀버린 자의 소리 없는 각인


| 계단 아래 계단, 그 아래 다시 또 계단.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의 구렁텅이였다. 발밑으로 펼쳐진 공간의 밑바닥이 가늠되지 않았다. (p.54)


———······———


 이주란, 「위해」

: 위해, 위험 혹은 위로와 위안


| 사람들은 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수현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할머니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수현의 생각은 달랐다. 난 어느 정도 행복하고 나야말로 긍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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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물이 차오를 경계가 없는 옥상의 세계에서도 자신이 새긴 글자들을 오돌토돌하게 느끼는 것이 ‘내’가 이어나가야 할 생이거나, 내가 생을 이어나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벽에 새긴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라는 말은 세계에 대한 단언이 아니라 계속 이어 씌어질 문장들의 개시로 읽혔습니다. (p.83)


| 사람의 마음은 하나가 아니고 그래서 이런 마음도 있고 저런 마음도 있다고요. (…) 마음은 변할 수 있는 거고 원래 계속 흘러가는 거구나 한 뒤로는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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