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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Dec 03. 2023

강보라, 김나현, 예소연, 소설 보다 : 봄(2023)

문학과지성사 (231125~231129)



(23/11/30) 『소설 보다 : 여름(2021)』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봄도 구매했었는데, 가을 먼저 읽고 봄을 이제야 읽은 이유는 생각보다 두께가 있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소설들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나의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은 찾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에서는 타인을 멋대로 판단하고 재단하면서 자신과 구별 짓는 화자에 공감이 잘 가지 않았고, 「오늘 할 일」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좋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사랑과 결함」이 세 편 중 제일 인상적이었지만 이 단편도 잘 읽혔다기보다는 어딘가 불편하고 찜찜한 구석이 있어 곰곰 생각하며 읽었다. 인물들에 충분히 이입하고 읽지 못해서일까.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읽으면 다를까? 재독을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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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 단체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움직임을 사심 없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이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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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현, 「오늘 할 일」


| 어제와 비슷한 오늘도 괜찮은 것인지 아무에게나 묻고 싶었다.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눈앞에는 없었다. 정말로 오긴 오는 것인가. 다가올 계절이 아직은 믿어지지 않았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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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소연, 「사랑과 결함」 *


| 다만 내가 알 수 있는 건, 고모나 엄마는 그저 나에게 끔찍한 사랑을 흠뻑 물려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사랑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랑과 결함이 나를 어떻게 구성했는지도.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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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삶의 터전이 단단할수록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그것이 모순으로 느껴졌고 일탈마저 특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p.71)


| 이 소설에는 ‘삶은 통제되지 않는 것’ 혹은 ‘삶은 우연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이 반영되어 있어요. 사실 계획을 세우는 일이란 통제되지 않는 삶을 손에 쥐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걑거든요. (p.138-139)


| 물론 어떤 함의를 지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에게 ‘사랑’은 어찌 보면 가혹한 것과 같거든요. 마음을 주게 됨으로써 일어날 예기치 못한 일들을 감수하게끔 하는 감정입니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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