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시인선 542 (240124~240203)
* 별점: 4.5
* 한줄평: ‘사랑해. 그렇지만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
* 키워드: 슬픔 | 내일 | 이별 | 사랑 | 그리움 | 두려움 | 미움 | 지옥 | 중심
* 추천: ‘푸른색의 꿈’이 담긴 시들이 궁금한 사람
그러니까 다시는 가슴 덜컹하지 말기.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으니까. 또 생길 거니까.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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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북클럽 에디션 도서 『불온한 검은 피』로 허연 시인을 알게 되고, 우리끼리 독서모임으로 시 낭송과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시집들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어졌다. 다섯 번째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의 제목이 제일 끌려서 이 시집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 ‘떨어져 봤기에 날아오르는 몇 초의 달콤함을 알 수 있고’(「트램펄린」, p.12),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고, 또 생길 수 있는 것이기에 가슴 덜컹하지 말자’(「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고 하며, ‘그리움 같은 건 들키지 말고, 처음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며, 중심을 잡으라’(「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p.43)는 화자. 3부의 거의 마지막 시 「중심에 관해」(p.132-133)에서 ‘중심’이라는 단어를 통해 중심을 지켜야 날아오르고, 흐르고,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도착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것처럼, 시집 전체에서 ‘중심’을 지키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가는 느낌이었다.
* 그래서 ‘사랑해. 그렇지만 /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라는 구절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내일을 모르고, 곧 부서질 것 같고, 아무리 가져도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어떤 단어도 모두 부정확해 반은 사랑이고 반은 두려움인‘(「이별의 서」, p.89) 무언가. 그럼에도 중심을 잡으며 계속 사랑하는 우리.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과 사랑은 그래서 노래가 되는 것일까. [ 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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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소식은 없었다
밤에 생긴 상처는 오래 사라지지 않는다
도망치지 못했다
2020년 6월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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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그리워 심장에 손을 얹으면 그 심장은 이미 없지.
이제 다른 심장으로 살아야 하지.
/ 「슬픈 버릇」 (p.20)
| 그해에는
적절치 않은 음표들이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다
무한대로 아름다워지곤 했다
/ 「트랙」 (p.67)
| 기뻐서 했던 말들이
미워하는 이유가 되지 않기
/ 「이별의 서」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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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트램펄린」
「슬픈 버릇」
「상수동」
「새벽 1시」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2부
「누구도 그가 아니니까」
「트랙」
「이별의 서」
3부
「해협」
「지옥에 관하여」
「중심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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