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내가 연약하고 작은 가지였을 때
흙투성이 장화를 신은 흙발 아저씨가 찾아왔어.
흙투성이 장화를 신은 흙발 아줌마와
흙발 부부의 어린 아들도 따라왔는데
하도 귀여워 똥강아지라 불렸어.
흙발 가족은 나를
엄마 나무에서 조심스레 잘라내어
집으로 가져갔어.
겨우내 정성스레 보살펴주다가
이듬해 봄비가 세상을 촉촉이 적시자
정원의 어린 나무에 접붙여 주었어.
나무도 심어져있고
집도 심어져있고
산도 심어져있지만
사람은 심어지지 않지.
뿌리 대신 두 다리가 있지.
똥강아지는 통통통 귀여운 다리로
늘 걸어 다녔어.
매일 내 앞을 아장아장 걸었지.
똥강아지는 맛있는 물을 가지고 있었어.
분홍색, 갈색, 초록색의 마실 것에
빨대를 꽂고 귀여운 입으로 쪽쪽 빨아 당겼지.
똥강아지는 나에게도 물을 나누어주었어.
물의 이름은 오렌지 주스, 사과 주스,
딸기 우유, 초코 우유, 흰 우유, 미숫가루……
많기도 많았지.
똥강아지가 주는 물은 달디 달았어.
똥강아지는 두 팔이 있어 나를 안아주고
조그맣고 예쁜 입술로 뽀뽀도 해주고
내가 포근한지 나에게 기대오기도 했지.
내 숨에선 늘 사과향이 난댔지.
조금 자라선 나에게 비밀도 털어놓고
추울 땐 옷도 입혀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