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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언 Feb 15. 2022

우리는 청소년을 얼마나 알고 있나?

  교회 청소년부에서 청소년들을 만납니다. 대체로 말이 없고, 특히 예배 시간에는 더 조용하며 무채색 옷을 주로 입고 다닙니다. 그러나 수련회를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신나게 움직이고 떠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적과 진로문제, 친구 문제, 부모님 걱정들을 쏟아냅니다. 엉뚱한 말을 하거나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들을 하는구나. 고민이 참 많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 시기에 눈에 띄는 변화가 몸의 변화입니다. 몸의 변화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은 전두엽의 발달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에서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나옵니다.  

    

         1. 사춘기의 특징적 행동, 예를 들어 굉장히 충동적이거나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은 주로 호르몬                  때문이다.

         2. 청소년은 어른처럼 몇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3. 청소년은 아동이나 성인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훨씬 높다.

         4. 청소년의 부적절한 행동을 다룰 때는 경고의 눈빛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청소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주로 자기주장과 고집을 반영하는 것이다.

         6. 사춘기에는 8시간 이상 잠을 잘 필요가 없다.

         7. 뇌는 사춘기에 구조적으로 완성된다.      


   ‘그렇다’와 ‘아니다’로 답하게 되어 있는 체크리스트에서 3번만 ‘그렇다’입니다. 그 외 6개는 ‘아니다’입니다. 근거로 전두엽의 발달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간의 뇌라 할 수 있는 전두엽 은 감정조절, 기획, 조직, 우선순위 선정, 판단, 결과 예측 등을 합니다. 전두엽은 초등학교 4 ~ 5학년 때쯤 가 완성되어 책을 읽고 숙제하고 거짓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 이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성인이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복잡다단한 일들을 다면적으로 처리하려면 초등 때의 크기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두엽의 확장공사는 평균 26세쯤에 완성되는데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어떤 사람은 서른 살에, 어떤 사람은 마흔 살에 완성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전두엽이 리모델링 상태인 청소년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첫 번째로 청소년들은 한 번에 한 가지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뇌세포의 연결망이 과잉 생산되고 뉴런과 연결되는 시냅스가 너무 많아서 다면적인 사고를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감정 기복이 심합니다. 사춘기에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로토닌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40% 적게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은 감정의 기복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해서 감정 조절제라고도 부르는 호르몬입니다. 세 번째로 충동적이고 절제하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뇌가 확장공사 중인 청소년을 이렇게 대하라고 말합니다. 하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함을 이해하십시오. 뇌에서 연결망을 새롭게 하느라 무척 피곤하며 평균 9시간 15분을 자야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집니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뇌 성장을 방해하며, 이는 스트레스로 직결되어 우울해지고 기억력이 감퇴됩니다. 둘, 대화할 때는 감정적으로 접근하십시오. 이성, 합리의 차원에서 다가가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립니다. 감정과 느낌의 차원에서 “지금 기분이 어때?”하고 접근해야 하는데, 평소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큰 학생들은 “몰라요.”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따져 묻지 말고 그냥 “기분을 잘 모르겠다는 말이네”라고 하면 됩니다. 셋, 함께 생각하고 좀 더 큰 그림을 보여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관리자가 아닌 컨설턴트 역할을 하십시오. 감시, 지배를 당하는 느낌이 들면 아이들은 거부감과 반발심이 들거나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합니다. 넷, 실수에 관대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 있게 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다양한 경험과 공동체를 통한 양질의 경험을 하게 하십시오.      


  청소년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하다 보면 켜켜이 쌓인 여러 감정과 생각들, 그로 인한 혼란들을 보게 됩니다.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답답해하고 속상해합니다. 그럴 때면 공감과 이해로 존중감과 안정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게 해 주고 싶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됩니다.       


  독일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전 생애를 8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마다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합니다. 8단계 중 5번째에 해당하는 청소년 시기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때로서  내가 누구인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을 형성해야 합니다. 이것은 아주 건강한 과정이며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체성이 만들어지면 성인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혼돈의 심리 상태에 빠져서 모든 것을 부정하거나 정서적으로 큰 괴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 과정은 전두엽의 발달과도 연결될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건강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전두엽이 너무 늦게 완성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의 마음씀과 손길이 적절하기를  바래봅니다  



참고도서  

1. 최성애, 조벽 저,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 해냄

2. 정옥분, ‘청년심리학’,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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