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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우 Jul 05. 2017

누군가 내게 대학을 물었다 (2)

시험을 마..ㅇ치고

대학에 간다는 것이 무척이나 당연하게 여겨졌을, 교복을 입던 시절의 열여섯.


대학을 아무렇지도 않게 머릿속에서 씻을 수 있었던, 그래서 가장 행복했던 열일곱.


삐뚤어진 마음, '하는 대로 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던, 후회 많은 열여덟.




2주 내리 밤을 샜지만

생각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시험지가 찣겨나도록 지우고 푼 1번 문제를, 결국 풀 수 없었다.


스무개의 객관식과 다섯개의 서술형한테 얻어맞은 내가

너덜한 마음을 품고 찾아간 교무실,

선생님은 내게 '시험을 잘 치는 법', 그리고 '잊고 나아가는 법'만을 말씀하실 수밖에 없었다.


여러가지 생각들 사이로

내 간절함에 대한 의심은 깊어져만 가더라.


만약 내가 정말로 간절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좋은 결과가 있었을까 싶은 잡념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돌던 와중


문득,

'하나의 문제'에 결정되는 내 세상과

'그 한 문제에 매달리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서

지금의 내 아픔이 되게 쓸모없이 느껴졌는데


대학에 간다는 것
또다시 평가받는다는 것


나는 계속해서 평가받을 수 있을까


그럴만한 용기가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을 때

어째서 '그렇다'는 말을 꺼낼 수 없는지


그럼에도 대학에 가고싶냐고 물을 때

여전히 '가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없는지


뭐 어쨌든

일말의 확신을 가져다 주리라 믿었던 이번 시험을


나는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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