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투리 Apr 17. 2024

텅빈 통장에 하는 회개

시작하는 글



내 뱃속이 풍요로워질수록,
그리고 내 방 한편에 물건이 더해질수록,
비어 가는 통장을 보며 마음이 공허해지네요.

충만하게 살지 않았습니다.
값 비싼 명품을 산 것도 아니에요.
그저 부끄럽지 않게 살았을 뿐인데
가끔 고생한 자신을 위로했을 뿐인데
보상도 아닌 위로라고요
이건 보상도 아닌 위로라고요...

이조차 사치와 허영이었던 것인가요?
부족한 월급이 문제일까요.
제아무리 텅빈 통장이 큰 벌이라고 해도 
통장에 찍힌 내역이 전부 기억나지 않기에
나는 무엇이 죄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회개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다음엔 내 통장이 공허하지 않기를...
텅장이 아닌 통장으로 남기를...

- "텅빈 통장에 하는 회개"



텅빈 통장의 회고록 시작











비움

내 귀는 대숲을 스쳐오는 바람소리 속에서
맑게 흐르는 산골의 시냇물에서
혹은 숲에서 우짖는 새소리에서
비발디나 바흐의 가락보다 더 그윽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만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한 것이다.

- 법정스님의 “텅빈 충만” 중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