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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소년 Oct 05. 2020

유튜브가 선사한 어느 멋진 세상

독일 최고의 스타 헬레네 피셔(Helene Fischer)

 화면을 터치했을 때 영상을 보실 수 없다면 상단의 초록색 텍스트 링크를 이용하세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는 특유의 미성과 세련된 무대 매너로 명성이 높다. 맹인이라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스토리로도 유명하며 셀린느 디온(Celline Dion),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등 세계적인 ‘디바’들과 함께 많은 공연을 선보였다. Time to Say Goodbye나 Mai piu Cosi Lontano 등의 곡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으며 개인적으로도 가끔 찾아 듣는다.

 

 3년 전 가을 라틴팝 싱어들의 스페인어 곡을 자주 검색하던 내게 유튜브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영상을 추천했다. 스페인 가수 마르타 산체스(Marta Sanchez)와 듀엣으로 부른 ‘Vivo Por Ella’라는 곡의 뮤직비디오였는데,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만 같은 이탈리아 어느 작은 마을의 가을 풍경에 흠뻑 매혹되어 몇 번이고 반복 시청했다.



https://youtu.be/m5UcZ9thgPI



언제나처럼 ‘매뉴얼’대로 유튜브는 곧바로 관련 영상을 추천했고, Vivo Per Lei라는 제목이 쓰인 썸네일을 발견했다(앞서 소개한 Vivo Por Ella와 Vivo Per Lei의 뜻은 ‘난 그녀를 위해 살아간다네’로 같다. 다만 전자는 스페인어, 후자는 이탈리아어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지난 3년간 경험한 수많은 감탄과 즐거움의 원천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기엔 너무 대단하고 매력적인 그녀를~~


바로 독일 최고의 ‘S급 셀럽’으로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는 헬레네 피셔(Helene Fischer)이다.





https://youtu.be/QbB9EtWzc0w


 현대적 콘서트 무대로 배경은 바뀌었지만 두 사람의 콜라보는 곡의 잔잔하고 애절한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안드레아 보첼리와의 듀엣을 너무도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청아한 음색의 그녀에게 눈길이 갔다. 곧바로 구글링하여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냈지만 그때만 해도 몰랐다. 그녀의 음악 세계는 날 위해(과연?) 훨씬 다양한 즐거움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는 것을~~


(영상에서 보첼리는 이탈리아어로, 피셔는 독일어로 노래한다. Ich lebe für sich 역시 제목과 같은 뜻이다)









 헬레네 피셔는 1984년 8월 5일 구 소련의 크라스노다르(Krasnoyarsk)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독일인, 어머니는 러시아인으로 1988년 그녀의 가족은 당시 서독의 라인란트 팔츠(Rheinland Pfalz) 지역의 뵐슈타인(Wöllstein)으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성장기를 보낸다.

 피셔는 16세에 프랑크푸르트(Frankfurt)의 연극뮤지컬 스쿨에 입학하여 뮤지컬배우 국가자격증을 따고 졸업한다. 이후 그녀의 어머니가 여러 음반 기획사에 피셔가 노래한 데모 테이프를 보내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05년 5월 독일 공영방송 ARD에서 데뷔 무대를 갖게 된다. 이때 듀엣을 이뤄 공연한 플로리안 실버라이센(Florian Sibereisen)과는 훗날 연인 사이가 된다.


피셔는 2006년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래 수많은 히트곡을 불렀고 연말 시상식을 휩쓸다시피 했다. 데뷔 3년차 이후부터는 같은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비롯해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전역에서도 인기를 얻게 된다. 또한 피셔는 이전까지만 해도 주로 중장년층 이상에서나 즐겨듣던 슐라거(Schlager)라는 독일 컨트리뮤직을 모든 연령층이 선호하도록 바꾼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아래에 소개하는 Und Morgen früh küss ich dich(아침에 키스로 그대를 깨운다)는 낭만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싱그러운 발라드인데, 피셔의 데뷔 초창기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https://youtu.be/EaKTFSkycGE




 하지만 헬레네 피셔가 독보적인 입지의 스타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향후 그녀의 Signature Song이 된 곡은 바로 2013년 발표된 싱글 ‘Atemlos durch die Nacht’(숨가쁘게 밤새도록)이다. ‘Die Mannschaft’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베를린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 광장에서 열린 우승 축하행사에서 피셔는 이 곡을 열창하여 현장은 물론이고 독일 전역을 그야말로 ‘폭격’해 버린다. 그리고 이 행사에서 그 무뚝뚝하다는 독일 사람들이 모두 곡을 따라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축하행사(뭐??)에서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스타인 셈이다.


https://youtu.be/dwWOyq35eqo



사실 개인적으로는 뮤직비디오를 먼저 접했고 이 때부터 피셔에게 본격적으로 매혹되었다. 역동적인 편집과 현란한 댄스, 화려한 도시 야경이 어우러진 영상을 소개한다(립싱크가 더 듣기 좋은 건 안비밀). 참고로 피셔의 신장은 158cm로 독일은 물론 아시아권 기준으로도 작은 축에 속하지만, 넘치는 에너지와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면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신체 비례도 매우 좋으며 남성 못지 않은 탄탄한 몸을 자랑한다.



https://youtu.be/haECT-SerHk



피셔의 위상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실은 자신의 이름을 건 쇼를 매년 연말마다 연다는 것이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독일 제2공영방송 ZDF에서 방영되는 Helene Fischer Show에서 피셔는 자신의 곡을 참신하게 편곡하여 부를 뿐만 아니라 초청된 국내외의 스타들과 멋진 협연도 선보인다. 위에 소개한 안드레아 보첼리와의 듀엣도 2015년 해당 프로그램의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2019년에는 백스리트보이즈(Backstreet Boys)의 멤버 닉 카터(Nick Carter)를 초청하여 과거의 히트곡을 부르기도 했다.



https://youtu.be/hFtSugowDSA



피셔는 실내 뿐만 아니라 야외 공연에서도 특유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한다. 또한 라이브에서 선보이는 가창력도 매우 뛰어나다. 아래 영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젊은 여성팬들의 반응을 보면 피셔의 인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걸크러쉬가 따로 없다. ‘Achterbahn’(롤러코스터)이라는 곡명답게 팬들은 그야말로 자지러질 듯이 열광한다. 공연장이 궁금하여 댓글과 영상 설명 등을 검색했으나 알아내지 못했는데 아마도 뮌헨(München)의 알리안츠 아레나(Alianz Arena)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에른 뮌헨(Bayern München)의 홈구장이며 독일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바로 그 곳이다.



https://youtu.be/yP04b5ef4c4




 




 

 이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영상과 곡들은 정말 많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왜 이토록 매력적인 스타가 이제껏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녀의 노래와 공연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크다. 노래와 춤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팔색조같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그녀의 무대를 시청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공연 장소를 검색하며 독일 및 유럽을  ‘랜선 여행’하고 알아가는 재미는 덤이다.

 또한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피셔는 2018년 3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전세계 여성 뮤지션 중 8위에 랭크될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모두 거머쥔 스타이다. 지면상 소개하지 못했지만 영어로 부른 곡들도 꽤 많다. 이쯤되면 글로벌 스타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큰 매력 중 하나는 가끔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 및 인물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비록 빅데이터에 의해 다분히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안다는 것은 늘 샘물같이 신선한 기쁨이다. 또한 기존의 책과 미디어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도 유튜브는 반갑고 도움이 되는 존재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이 거대한 플랫폼에 머무른다. 3년 전 만난 헬레네 피셔와 같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다시 한 번 찾아오길 기다리며~~



헬레네 피셔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 작가님들께서는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 이 정도로 피셔에 대해 자세히 조사한 칼럼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글을 쓰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참조하세요.

해외특별인터뷰 독일 팝가수 헬레네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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