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팀 모두를 응원합니다
프로스포츠 직관을 자주 다녀보니 상위권 팀(강팀)과 하위권 팀(약팀)의 실력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승부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의 미세한 집중력 차이로 갈린다.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종목을 막론하고 프로 스포츠의 진입장벽은 다른 어떤 업계와 견주어도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몇몇 특급을 제외하면 선수들의 실력은 대체로 비슷하다.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실행 가능한 많은 자영업과는 그 수준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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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코칭 스태프와 결이 맞지 않아, 변하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해, 뛰어난 동료의 영향력에 가려, 포지션과 맞지 않는 애매한 신체 조건 탓에~~이런 등등의 이유로 선수들의 운명은 갈린다. 설령 이 모든 것을 극복해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팀 차원의 조직력은 별개의 문제이다. 모든 선수와 팀이 최선을 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리그가 종착점에 가까워질수록 상위권과 하위권의 승차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개개인이 받는 대우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 세계라는 게 그래서 냉정하고 무섭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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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주말 직관 3경기 모두에 리그 최하위팀이 등장했다. 그리고 3팀 모두 색다른 내용과 결과를 보여줬다. 남자배구 삼성화재는 3위 우리카드를 3:0 셧아웃시키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고, 남자농구 삼성은 안타깝게 졌지만 1위 KGC와 대등하게 맞서며 희망가를 외쳤다 여자농구 하나원큐는 기대(?)대로 졸전 끝에 삼성생명에 패했는데, 이 팀의 문제는 기량보다 멘탈인 것 같다. 자신들 스스로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부족해 보인다(그리고 부천시의 체육관 관리는 크게 아쉬웠다. 1997년에 개장했으니 잠실에 있는 두 개 체육관보다 20년이나 '젊은데' 외관과 내부 모두 너무 낡았다. 거기에 조명도 흐릿하고 칙칙했고)
아직 정규리그 일정의 1/3 정도가 남아 있고, 최하위는 얼른 시즌이 끝났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허구헌날 지고 실패한다는 게 말이 쉽지 할 짓이 못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꿋꿋이 완주해주면 좋겠다. 1위 뿐만 아니라 당신들도 똑같은 프로이며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유능한 인재와 팀이란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그래서 꿋꿋이 살아남고 조만간 강팀으로 환골탈태해서 나같은 십덕들에게 스포츠를 오래오래 보고 즐기는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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