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반쯤 눈이 떠졌다. 일어나려는 건 아니었다. 잘 때 대여섯 번 소변을 누러 갔다. 그러다 보니 잠이 깨버린 것. 일어난 김에 주방으로 나갔다. 식탁 위에 책이랑 노트북 꺼내놓고 자리에 앉았다. 커피 명상 한 꼭지 읽고, 긍정 확언 다섯 개 노트에 썼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읽고 있는 중이다. 한 챕터 읽었다. 책 읽으며 좋은 문장은 초록했다. 이 책 읽으면서 문장 노트를 바꿨다. 다섯 페이지 째 적는 중이다. 써진 것 읽어봤다. 이 책 지금 네 번째인가 읽는 중이다. 예전에 밑줄 그어둔 문장이 좋은 것도 있고, 다른 문장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아마 상황이 달라서 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회사 다닐 때 읽었었다.
존 맥스웰 좋아한다. 예전에 한 독서 강의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작가 혹은 그 분야의 구루라 칭하는 작가의 책은 모두 모아보라고. 한 사람을 내리읽으면 좋다는 의미였다. 그때 만났던 책이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이다. 존 맥스웰 책 다른 것을 읽었는데 기억 안 난다. 그 얘기 듣고 검색해 봤다가 알게 된 거 같다. 존 맥스웰 검색해서 중고로 한 서른 권 정도 산거 같다.
블로그에 글도 썼다. 다 쓰고 나서 이것저것 하고 있다 보니 남편이 깨서 거실로 나왔다. 채니가 방학이라 엄마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나와 채니가 여기 있으니 남편도 퇴근을 엄마 집으로 했다. 엄마 집에서 출근하려면 집에서 출근하는 것보다 시간이 이삼십분 정도 더 잡고 나가야 한다.
여기는 엄마 집이지만, 엄마랑 아빠는 지금 없다. 두 분은 서울로 볼일 보러 나갔다.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이모만 있다. 서울에서 볼 일이 예정보다 늦어져, 어제 오지 않았다. 우리도 기다리다가 시간이 너무 늦었길래 걱정되어서 자고 오라고 했다.
내가 글 쓰고 있을 때 이모가 주방으로 와서 남편 토마토 주스 챙겨줬다. 남편은 엄마가 딴 방울토마토를 아침식사 대용으로 가져가려고 했는데. 어제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를 들으셨던 거 같다. 씻고 나온 남편에게 토마토 주스 가져가라고 이야기했다. 남편이 출근했다. 채니가 아직 깨지 않았길래 채니 옆으로 가서 누웠다. 잠을 청했다. 나는 잠들었고, 채니는 여덟시 반쯤 깬 거 같았다. 이모와 놀고 있었다. 채니 소리에 나도 깨서 거실로 나갔다.
이모는 오이장아찌를 담그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텃밭에 오이가 너무 많이 열려서 그리고 따지 않고 있어 서서 꽤나 양이 됐다. 이모가 씻어놓은 오이. 내가 물기를 닦았다. 소독수로 소독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마르길 기다렸다. 채니는 나를 보더니 뽀요티비를 틀어달라고 했다. 나는 아침부터 뽀요티비는 안된다고 조금 있다가 보자고 했다. 같이 블록을 가지고 쌓고 자동차 만들며 놀았다. 그 이후에 뽀요티비 한 시간 봤다.
점심 먹고 채니랑 낮잠 자려고 누웠다. 나만 잠들고 채니는 안 잤다. 이모랑 또 조금 논거 같다. 잠결에 채니 소리가 멀리서 들리길래 일어났다.
채니랑 같이 물놀이하려고 창고에서 미니 풀장 꺼냈다. 작년에 산 것. 헹궈서 해보려고 했는데, 풀장 닦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수세미 들고 좀 닦다가 포기했다. 채니도 옆에 와서 자기도 하겠다고 하고. 혼자서 하기는 좀 어려워 보였다. 컴프레서로 공기도 채워야 하는데. 그건 내가 할 수 없었다. 컴프레서가 우선 어디 있는지 모르고. 상당히 무겁다. 내가 들 수 없었던 걸로 기억. 작년에도 남편이 뻘뻘 흘리며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냥 패대기 쳐두고 집으로 들어왔다.
서너시 되어서 엄마, 아빠가 집에 왔다. 아빠에게 해달라고 했다. 아빠는 창고에서 양팔로 안아서 컴프레서를 꺼내왔다. 전기선도 가져와서 연결하고, 에어건도 꽂았다. 채니 미니 풀장에 꽂아 바람 넣었다. 금세 수영장이 완성됐다. 물 호스도 끌어와서 물을 댔다. 채니가 수영장을 보더니 뛰어왔다. 작년에는 너무 어렸는지, 서서 쳐다만 봤는데, 올해는 좋아한다. 미끄럼들도 타고. 물도 바가지로 퍼서 붓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나는 채니랑 아빠랑 같이 있는 사진 몇 컷을 찍었다. 남편에게도 보내주고.
두어 시간 논거 같다. 채니를 집으로 데려와 씻겼다. 간식도 먹이고. 낮잠을 자지 않았던 채니. 피곤했는지 안겨있다 잠들었다. 두 시간 정도 자는 사이 남편이 퇴근해서 집으로 왔다. 같이 저녁을 먹고,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하며 시간 보냈다. 남편이 얼마 전부터 삼성 갤럭시 핏 관심 있어 하더니 자기 거랑 내 거랑 두 개 샀다. 내 거가 먼저 왔다. 퇴근하면서 가지고 온 갤럭시 핏. 내 핸드폰에 연결해서 설치했다. 설치가 어려울까 했더니 바로 블루투스로 잡혔다. 연결해서 설치하고 사용했다. 직장 다닐 때는 연락 잘 받아야 해서 샤오미인가 뭐 썼던 기억 있다. 그 이후로 고장 나고 어쩌고 하면서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다시 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채니를 안고 모유 수유를 하던 때라서 불편하기도 해서 착용하지 않았다. 요즘은 다시 일을 하기도 하고, 시계도 볼일이 있고, 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느라 앉고 있지 않으니 써도 될 거 같았다.
오늘 하루를 생각해 봤다. 나 혼자인 거 같지만, 늘 누군가 옆에 있다. 이모는 채니를 돌봐주고, 음식을 차려주었다. 남편이 출근한다고 토마토주스를 갈아서 챙겨주시기도 했고. 아빠는 나와 채니를 위해 물놀이터를 설치해 주고. 남편은 나를 위해 갤럭시 핏을 주문해서 가져다주었다.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 내가 성장하고 싶은 이유도 나를 위한 것도 있지만 남을 위한 것도 있다. 매일 읽고, 쓰고, 생각한다.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려 하지 않는다.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