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랑 책이 거실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소파 매트는 바닥에 떨어져 있고. 쿠션도 마찬가지. 채니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거실을 쳐다보고 있는데 한숨이 나왔다. 어제부터 다시 시작된 통증. 비가 와서인지, 도수치료받은 지 시간이 흘러서인지, 약을 먹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다.
눈앞에 보이는 장난감부터 집어서 바구니에 담았다. 무릎을 꿇고 거실 매트 위에 앉아 책들을 모아서 책장에 꽂았다. 예전에는 장난감을 분류해서 바구니에 담았었다. 지금은 한 바구니에 때려 넣고 있다. 청소가 한결 쉬워졌다. 시간도 짧게 걸리고. 소파 매트와 쿠션도 제 자리에 가져다 두었다. 거실 창문을 모두 열었다. 베란다에서 청소기를 가져와서 돌렸다. 이불에는 소독수도 뿌리고. 모든 물건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정돈되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을 보니 안정감이 들었다.
브런치 스토리에 처음 글을 올렸다. 브런치 작가가 된지는 꽤 됐다. 한 번도 글을 올리지는 않았다. 당시 수업을 듣다가 호기심(?)에 신청을 했는데, 한 번에 됐다. 그 뒤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그냥 놔두고 있었다. 이제 쓰는 글들을 브런치에 모아볼 요량이었다. 글을 쓰면서 하루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 봤다. 쓰다 보니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였다. 생각이 정리되었다.
책쓰기 수업 진행했다. 문장을 다듬는 법이 주된 수업 내용이었다. 예시를 보면서 이야기 나눴다. 같이 실습도 해봤다. 수강생이 쓴 일기를 같이 읽어봤다. 쓰려고 했던 내용의 주제도 잡아보고, 글 구조 구성도 하면서.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서 문장이 다듬어져야 할지 보여줬다. 수강생은 말했다. 다듬는 게 어렵다고. 맞다. 다듬는 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니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도 어렵다고 말해줬다. 수업 시간에 매번 하니까 자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혼자 글 쓸 때 떠오를 것이라고 말해줬다. 다듬는 방법 몇 가지가 머릿속에 정리되면 좀 수월해지니까.
토요일에 에세이 특강을 한다. 오프라인 모임이라 워크북을 만들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쭉 메모했다. 주제, 대상, 내용 등을 고려해서 몇 가지를 추렸다. 추린 내용들로 목차를 정리하고, 내용을 채워 넣고 있는 중이다. 내용을 구성하다 보니 목차 흐름이 적절하지 않은 거 같아 이리저리 수정해 보고 있다. 아직 계속 다듬어가는 중이다.
도수치료 예약한 날. 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갔다. 물리치료사는 나를 보더니 웃으며 자리로 안내한다. 나는 도수치료 침대에 누웠다. 내 자세를 정리해 준다. 조금 더 침대 위쪽으로 머리를 둬야 한다고. 통증이 좀 어땠는지 묻고 치료가 시작됐다. 지난 치료 이후 며칠 괜찮다가, 어제 다시 아팠다고 말했다. 물리치료사는 치료 주기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치료 전전날이나 전날이 가장 아프다고. 통증이 잡힐 때까지는 반복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물리치료사는 양손으로 내 목과 어깨를 풀어줬다. 치료사가 처음 만질 때는 뭉쳐있던 근육들. 반복해서 문질러주거나, 풀어주니 근육들을 정돈됐다. 통증도 사라졌다.
하루 종일 정리와 정돈이 반복됐다. 나는 우리 집을, 수강생을, 그리고 나를. 물리치료사는 나를. 어질러진 일상을 정돈해나가는 것. 그 가운데에서 흩어진 마음에 질서를 다시 세워가는 게 하루가 아닐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