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표 Dec 06. 2021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차 팀장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드디어 주사위는 던져졌다! 게임은 시작되었다!


 이 글을 보는 당신과 나는 오늘부터 신규 사업부 온라인 팀 1일차 팀장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이제 미션을 시작하는 게임과 같다. 나는 긴 복도 끝에 임시로 급하게 만든 빈 공간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갔다. 투명한 유리문이 나를 반기고, 그 문을 열자 사무용기 하나 없는 텅 빈 공간이 나를 반긴다. 그 공간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하얀 백지장 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어린 시절 글짓기 시간처럼,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작은 한숨은 메아리쳐 내 귓가를 다시 울린다.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오늘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번지르한 사업 기획서는 윗선에 컨펌을 받아놓은 상황이고, 이제는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액션이 남았다. 노트를 한 권 꺼내본다. 그 노트에 무엇을 해야 할지 차분히 메모해본다.


판매할 제품

사이트 구성

판매 시작

직원 보충

대박 행진!


간단하게는 위와 같이 메모해본다. 첫 번째 판매할 제품은 무엇일까? 그래! 첫 번째 미션은 판매할 제품에 대한 정의이다. 이 부분은 글을 읽는 당신에게 판매할 제품이 어떤 제품이며, 어떤 식으로 공급될지 알려드린다!



뷰티 제품을 판매하면 된다! 그러나! 다른 방식!?


 쉽게 말해 회사는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그러니 온라인 쇼핑몰에서 뷰티 제품을 판매하면 되는 것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이미 뷰티 제품에 기반이 잡힌 회사이고, 뷰티 제품을 사입해서 온라인 창고에 따로 두고 판매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가? 무지하게도 간단하고 머릿속에 쿨내가 진동할 만큼 클리어 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항상 모든 회사생활이 녹록지 않듯이 여기에는 이 게임의 난이도를 확! 끌어올려줄 난감한 하드코어 미션이 숨어 있었는데 그 미션은 바로!


온라인 재고를 사입하지 않겠다!라는 회사의 미션이다.


 즉 드롭 쉬핑처럼 수천 개가 넘는 제품의 모든 재고는 다 온라인 쇼핑몰에 재고가 있는 것처럼 올려놓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마치 5분 대기조라도 된냥! 특수부대처럼 출동해서 각 지점 매장에 들러 물건을 뒤져서 픽업해서 온라인 고객에게 물건을 보내줘라라는 난이도 극강의 미션이었다. 뉴욕 곳곳이라 하면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맨해튼 곳곳이니 10-30분 거리가 아니고 세계 대도시인만큼 교통이 막히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주문이 하루에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곳들을 이동할 생각에 벌써부터 등 뒤에 식은땀이 흐르는듯하고 전두엽이 찌릿찌릿해지는 미션이었다. 


 회사가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매출이 0 상태에서 사입을 많이 해서 굳이 이중 재고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는 리스크 있는 투자 자체를 안 하겠다는 것이고, 각 매장에 인벤토리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이것은 실무를 맡은 당신의(나) 몫이니 네가 알아서 잘 픽업해서 물건을 판매하고 어떻게든 매출을 올려라!라는 식의 "아 몰랑~! 됐고! 어떻게든 매출이나 올려!"라는 식의 미션이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때때로 불가능 해 보이는 미션이 주어질 때가 있다. 이는 회사에서 당신을 테스트해보는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만두라고 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회사가 나를 테스트해보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 위기를 기회처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굳게 믿었다. 한 번도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고 짧은 인생이지만 그런 삶을 살아왔다.


이제 위에 적은 계획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 과정을 내 옆에서 같이 지켜봐 주면 된다. 벌써부터 신나지 않는가? 기대하셔도 좋다! 이제 판매할 제품에 대한 정의는 내렸으니, 쇼핑몰 사이트 구축이다! 사이트가 있어야 뭘 팔던가 말던가 할 것이 아니겠는가. 최고의 쇼핑몰 사이트 전문가를 찾아야겠다. 나는 Game Over를 보고 싶지 않은 플레이어였다.


안녕하세요. 보표입니다. 지금에 와서 그 나날들을 돌이켜보면 참 용감했고, 그만큼 다이내믹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을 이번 브런치 북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에 연재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이커머스 독립몰 운영을 가장 현실적이고, 마케터가 떠들어대는 쇼핑몰 이야기가 아닌 디렉터가 떠들어 대는 쇼핑몰 이야기를 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이번 편은 이제 포문을 여는 것에 불과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다음 편)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이전 02화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