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다시 마주한 아련한 순간
첫사랑을 잊지 못한 채,
술로 밤을 지새우던 나날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말했다.
“그리워만 하지 말고, 한 번은 만나봐.”
그 말이 오래 닫혀 있던 마음을 흔들었다.
늘 가슴 깊숙이 품고 살아왔던 사람.
살아가는 이유였고,
동시에 견디기 힘든 그리움의 고통이었던 사람.
아련한 봄날,
마침내 그를 만났다.
우리가 함께했던 익숙한 강변이 아니라,
도시의 낯선 다리 위에서였다.
벅찬 설렘을 가만히 품은 채로.
다시 마주한 우리 사이에 흐른 건 추억이었다.
그날의 햇살과 바람, 스친 손끝과 미소들.
그러나 그 기억들은
우리에게 너무도 멀고 다르게 남아 있었다.
같은 시간을 다르게 간직한 사람들.
기억은 언제나 그렇듯
저마다 다른 얼굴로 마음속에 자리했다.
시간이 만든 틈,
그리고 기억의 왜곡.
그와 대화를 나누며 깨달았다.
마치 오래된 꿈에서 막 깨어난 사람처럼.
조금은 허탈했고,
조금은 편안했다.
그 순간 떠올랐다.
드라마 「또! 오해영」 속 한 줄의 대사가
마치 내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그 사람은 이미 어디론가 흘러가 버렸더라.
나만 멈춰 있었던 거지.”
“그래서 만나봐야 하는 거야.
여자는 시간을 붙드는 데 탁월하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으니까.”
-드라마 「또! 오해영」 中-
오래 짓누르던 그리움이,
그날 조금은 가벼워졌다.
마침내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리움만으로 충분했던 날들이
비로소 나를 놓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