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어른이의 감상문 #3

by 차안빈

한 줄 요약: 인생을 재징하라!


픽사의 작명 센스에 처음으로 물음표를 떠올렸다.

이럴 거면 이전의 작품에서 <인사이드 아웃>, <코코>처럼 해석의 여지를 다분히 남길 제목들은 왜 지었단 말인가. 그럴 거면 워킹 데드 대신 좀비, 프리즌 브레이크 대신 탈옥이라고 하지. 한편으론 영혼에 대해 잘 표현할 자신이 있다는 건가 싶었다.


포스터를 보면 바로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슬픔이처럼 회 끼 도는 파란색 푸딩 캐릭터, 그게 소울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된다. 같은 감독이 맡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소울>을 보다 보면 대사가 어디선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사이드 아웃(2015)>
<소울(2021)>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소울>은 어른을 위한 영화라는 평이 많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삶의 이유'에 대한 대답을 107분 동안 해주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에 든 단어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영화 전체가 재즈로 흘러가다 보니 단어 선택 역시도 재즈스럽게 "인생을 jazzing 한다"라고 표현한다.


<문제아, 22번 영혼을 담당했던 멘토 리스트>에는 <마더 테레사, 구스타프 융, 무하마드 알리, 링컨, 마리 퀴리 등> 일명 위인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난 흔한 패턴대로 "위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어요! 내지는 음악을 통해서 난 행복을 찾았어요!"라고 흘러갈 거라 예상했다. 별로 나에겐 와 닿지도 않으리라 일찍이 실망하고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영화의 교훈은 좀 더 작았다. "삶의 이유는 거창한 게 아니에요! 떨어지는 낙엽, 파란 하늘, 공기, 맛있는 음식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인생이죠!" 완벽한 픽사 스타일의 위로였다. 오히려 그래서 위로가 됐다. 시험기간에 걷던 학교 캠퍼스에서의 눅진 안개, 공기 그런 게 두고두고 내게 위로가 되어왔단 걸 다시 생각하게 됐기 때문에.


영화 <소울>의 세계관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잔잔하고, 어찌 보면 예상이 가는 스토리와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한국어를 찾는 재미도 있었고, 위인들의 개성 있는 대사, 두 주인공들의 케미에 집중하면 꽤 좋은 힐링 영화일 것 같다. 무엇보다도 엄청난 렌더링을 돌린 티가 나는 3D 캐릭터들은 실제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디즈니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털 한올의 움직임까지도 모두 묘사한다고 한다. <소울> 영화 속 캐릭터들의 옷 디테일만 봐도 충분히 그걸 알 수 있는, 눈호강을 할 수 있는 알찬 107분이었다.


*문제아 영혼이 22번인 이유?

<소울>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픽사에서 개봉한 영화가 총 22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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