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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진일기

땅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2025년 11월 14일

by 봉남


가을이면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소개했던 시다.

김사인 시인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딱 저 시를 쓴 사람다운 분위기가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이 시는 우리 집 현관문에 몇 년 동안 붙여두었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하다.


시가 있던 문을 열고, 문 밖에 나서는데 쌀이 도착해 있었다.


삼촌은 올해도 어김없이, 말없이 농사지은 쌀을 우리 집으로 보냈다.


주말에 시어머님께 나눠드리니


"세상에 진짜 이런 삼촌이 어딨냐. 형제 간도 이렇게 못 챙기는데. 조카까지. 매번 한 포대도 아니고 두 포대씩."


"나눠 먹으라고 그렇게 보내시나 봐요."


"덕분에 우리도 잘 먹는다고.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그 말을 듣는데 울컥했다.

삼촌은 항상 내 곁에 말없이 있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

드넓은 평야를 바라볼 때, 나는 삼촌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정확히는 삼촌이 내게 준 사랑을.


나를 기른 것들을 떠올리는 마음으로 땅을 보게 하는 사람.

나의 삼촌.


곁에 머물러주는 그 마음이 고맙고 또 고마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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