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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May 19. 2019

[뽀란's Diary] 16 day 3월 15일

라이온 킹 뮤지컬 데이 시트 성공

뽀가 쓰는 3월 15일 Diary          


 아침 7시 20분. 

 라이온 킹 극장에 우린 1등으로 도착했다. 5시에 일어나서 왔더니 너무 졸리다. 티켓 오피스 오픈 시간은 10시. 인기가 많은 뮤지컬이라 7시 30분에는 와서 기다려야 한다는 정보를 보고 왔는데, 그 뒤로 일찍 온 사람들은 다 한국인이었다. 그동안 못 본 한국인들이 다 여기 모인 것 같다. 

 앞으로 2시간 반을 밖에서 떨면서 기다려야 한다니... 아직 추운 날씨라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아침부터 헤매다 찾은 라이온 킹 티켓 오피스

 

란이가 초콜릿을 꺼내서 뒤에 기다리는 분들과 같이 나눠 먹었다. 다들 무표정이었는데 초콜릿을 건네는 순간, 다들 입가에 웃음과 함께 경계가 사르르 풀린 것 같다. 바로 뒤에 분이 여행 오신 거냐고 말을 걸어서 수다를 시작했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더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분은 지금 아일랜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었다. 이번에 엄마가 놀러 오셔서 런던으로 같이 뮤지컬 보러 왔다고 한다. 같이 이야기하는 내내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귀여운 친구였다.  

   

 그렇게 우리는 데이 시트 성공! 맨 앞자리 좌석을 받았다. 런던에서 뮤지컬이라니.. 그리고 라이온 킹은 제일 인기 있는 뮤지컬 중에 하나라던데.. 너무 기대된다!     


라이온 킹 데이 시트 성공!


 데이 시트 때문에 밖에서 너무 떨어서 몸도 손도 너무 차가웠다. 바로 샌드위치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음료와 함께 간단히 배를 채우고 나왔다. 

    

 교대식을 보러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일찍 와서 자리를 잡았어야 했는데 이미 늦은 것 같다. 그대로 몸을 돌려 '내셔널 뮤지엄'에 갔다. 이곳에는 유명한 화가의 그림들도 많고, 좋은 작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을 볼 줄 아는 란이랑 같이 미술관을 보러 다니면 란이가 옆에서 조금씩 설명해줘서 이 시간이 더 유익하게 느껴진다. 나도 그림 보는 란이를 기다려주고, 란이도 내 속도를 맞춰 같이 다녔다. 서로의 배려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보안 관련 직원분이 인사를 하셔서 같이 인사를 했다. 인사하자마자 우리 보고 한국인이냐며 물어보셨다. 여행 중에 처음으로 우리가 한국인인걸 알아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 계속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혹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뿐이었는데 한눈에 알아봐 주시다니!      


 그리고 또 다른 그림을 감상 중이었는데, 아까 인사하셨던 그 직원분이 공책과 펜을 들고 다시 다가오셨다. 거기에는 영어단어를 한국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적힌 메모가 줄줄이 쓰여 있었다. 'Well come'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셔서 '환영합니다.' 한국어 발음을 스펠링으로 알려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사실 그곳을 지키고 서있기만 하면 엄청 지루할 수도 있는 일인데, 이렇게 관광객에게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려고 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이 존경스럽고, 멋있게 느껴졌다.        


 내셔널 뮤지엄 보고 나서 '테이트 모던'으로 갔다. 여기는 내셔널 뮤지엄과는 또 다른 느낌의 현대미술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동생이 현대무용 쪽을 하고 있어서 현대무용 작품을 많이 봤었는데, 현대 미술도 그 작품만큼이나 난해하고, 신기한 작품들이 많았다. 선, 빛으로 이루어진 작품들, 돌, 실 등으로 이루어진 물건들.. 

    

 테이트 모던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었는데 또 샌드위치... 이제 그냥 배를 채우는 느낌이다. 이제 샌드위치가 질린다.. 한식 먹고 싶다.


테이트 모던에서 - Photo 란
테이트 모던에서 - Photo 뽀


 '웨스터 민스터'는 오후 5시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못 들어가고, '세인트폴 대성당'은 밖에서만 봤다.

 세인트폴 성당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란이가 "밥솥 같아!"라고 했다. 대성당이 밥솥이라니...

 물론 그렇게 생기긴 했다.


세인트폴 대성당 -  Artist @_ran_art
세인트폴 대성당 - Photo 뽀
세인트폴 대성당 - Photo 뽀


 런던 시내 중심가를 오늘 돌아다녀보니 단 하루 만에 런던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본 느낌이 들었다.

 멀리서나마 런던아이와 타워브리지도 봤고.. 거의 다 돌아보았다. 런던이 이렇게 작았는지.. 아직 안 가본 곳들이 많지만, 그냥 런던은 강남, 홍대, 여의도 느낌이다.     


런던에서 벚꽃놀이 - Photo 란
런던에서 벚꽃놀이 - Photo 란
런던 거리 어딘가에서 - Photo 뽀



 저녁이 돼서 드디어 ‘라이온 킹’을 보러 갔다. 

 뮤지컬을 같이 보기로 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만나서 같이 들어갔다. 아침에 데이 시트를 사려고 같이 기다리면서 이야기했던 그 친구는 바로 우리 옆자리에 있었다. 이번에는 엄마를 모시고 왔는데, 다시 보니 반가웠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라이온 킹이 시작했다!

 첫 장면이 나에게는 너무 강렬했다. 라이온 킹 대표 주제곡이 나오면서 좌석 양옆으로 코끼리, 기린, 새 등을 포함한 동물들이 줄지어 무대 위로 올라왔고, 무대는 곧 온갖 동물들로 가득 찼다... 노래가 심장을 울리며 북소리와 같이 두근거렸다.     


 공연 내내 맨 앞자리라서 배우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볼 수 있었고, 심지어 나와 눈을 맞추는 기분도 들었다. 동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몸짓이 모두 생생했다. 특히, 치타 언니의 우아한 걸음걸이는 너무 멋있었다. 배우들은 다들 동물 가면을 머리 위에 쓰고 있었는데, 연기할 때도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가면의 눈을 맞추고 연기했다. 사람이 아니라, 진짜 동물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노래였다. 다들 성량이 엄청났고, 너무 잘 불러서 소름이 돋았다. 영어를 듣고 모두 이해할 수 없어서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데이 시트를 위해서라면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몇 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 만큼, 매일 뮤지컬을 보고 싶어질만큼 너무나 인상 깊은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우리 매일 뮤지컬 보자!"라고 했다. 런던은 역시 뮤지컬이다.

 

라이온 킹 포스터 - Artist @_ran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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