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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May 19. 2019

[뽀란's Diary] 15 day 3월 14일

요크에서 런던으로 이동

뽀가 쓰는 3월 14일 Diary     


 오늘은 런던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런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간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라는 말이 과연 맞을까. 공사 중인 빅벤은 어떤 모습일까. 런던의 야경은 어떤 화려함을 보여줄까. 작은 도시인 요크에서 큰 도시로 넘어가려고 하니, 어떻게 여행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여행 계획을 다시 짜 봐야 할 것 같다.      


 짐덩이를 이끌고 호스텔을 나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누가 영국의 날씨가 매일 흐리다고 한 걸까. 날씨가 이렇게나 좋은데? 역시 날씨 요정이 따라다니는 것 같다.          


 숙소와 기차역 가는 길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문을 했고, 곧 터질 것 같은 샌드위치 두 개가 만들어졌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서브웨이에도 사람이 많아져서 우린 쫓겨나듯 기차역으로 왔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다음 일정을 예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4월 중순 리스본 일정까지는 예약 완료!     


 기차 타고 가는 중. 런던까지는 20분 정도 남은 것 같다. 기대된다.     


 런던 도착. 도착해서 지하철을 타고,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의 첫 에어비앤비라서 살짝 긴장된다. 이번 호스트가 부디 좋은 분이었으면... 고양이도 두 마리 있다고 한다.(우리 집 고양이 ‘얌이’가 더 보고 싶어 질 것 같다.)     


 지하철을 타려면 교통카드인 오이스터 카드를 사야 한다. 교통카드를 사기 위해 일단 지하철역 안의 기계 앞으로 갔다. 카드 종류가 여러 가지고, 1-5 존까지 지역도 선택하라고 해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오이스터 카드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런던 계획을 하나도 안 짜서 아무것도 모른 채로 도착했다.) 핸드폰으로 정보를 찾아보려는데... 하... 단지 지하철역 안에 있는 것뿐인데, 데이터가 전혀 터지지 않는다. 이럴 거면 아까 기차에서 좀 찾아볼걸..     


 그래서 오늘만 쓰기 위해 최소로 충전하려는데 동전밖에 안 되는 기계였다. 그래서 동전 교환 기계로 갔더니 지폐가 계속 다시 나오며 에러가 났다. 그렇게 몇 차례의 당황스러운 순간이 지나고... 마침내 오이스터 카드를 샀다!     


 란이는 우리 인스타그램에 달린 악성 댓글에 마음이 상해서 우울해 있고, 나는 오이스터 카드를 산다고 정신이 없는 상태. 그렇게 둘 다 지친 상태에서 숙소를 찾아갔다.     

 에어비앤비는 진짜 살고 있는 집을 찾아야 하는 거라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친절하게도 호스트분이 사진을 일일이 찍어 보내주셔서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비밀번호로 보안이 되어있는 키박스를 열고, 열쇠를 찾아 드디어 집에 들어갔다. 집은 어두웠고, 거실, 화장실, 방 이렇게만 되어있는 작지만 예쁘게 꾸며진 집이었다. 우리 방은 호스트분이 쓰던 방을 잠시 빌려주는 것 같았다.     


 방에 들어갔는데 침대에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떡! 하니 앉아 있다! (저 침대는 고양이 거였나 보다.) 그 모습을 찍어서 호스트에게 이 방이 맞는지 확인받았는데 사진을 보고 좋아하셨다.     

 거실을 구경하려는데 또 다른 검은 고양이가 우리 쪽으로 왔다! 얼굴에 흰 무늬가 있는 귀엽지만 덩치가 큰 고양이였다. 여기 사람들은 키도 크던데 고양이도 큰 걸까... 그래도 두 고양이 모두 사람을 잘 따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나중에는 애교에 녹아버렸다...)     



 짐 풀고 쉬고 있다가 드디어 퇴근하고 온 호스트를 만났다. 

 스페인 여자분인데 나중에 나이가 58세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집 설명과 함께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셨고, 아침 식사와 빨래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의 첫 에어비앤비는 출발이 좋다. 여기서 앞으로 보낼 5박 6일 동안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란이 쓰는 3월 14일 Diary          


정오 12시 24분     


   런던행 기차를 타기 위해 요크 기차역으로 일찍부터 나와있다. 도대체 누가 영국 날씨가 흐리고 안 좋다고 했나!! 오늘도 매우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영국 여행이다.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을 보고 있자니 중고등학교 때 보았던 봄 날씨를 보는 듯했다. 아 물론 황사 없는 날 말이다.     


   지금도 그러면 너무 좋겠지만, 한국은 미세먼지로 인해 그런 맑은 봄 날씨를 보기 어려워졌다. 매우 슬픈 사실이다. 봄만 되면 화사한 옷을 입고 여의도로 피크닉을 갔던 시절들이 그립다.     

...     


   오늘은 아침에 우리 둘이 아니었다. 여성 4인 도미토리 룸을 예약한 우리는 요크로 온 첫날엔 운이 좋게도 예약자가 없어서 단 둘이 트윈룸처럼 사용을 했었다. 어제도 그럴 거란 생각에 일정을 마치고 방에서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누워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었는데..      


   "똑똑!" 사람이 들어왔다....!     

   빨리 치워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헐레벌떡 치우기 시작했다. 괜찮다고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짐을 너무 여기저기에 늘어놓았기에 빠르게 모두 치워드렸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하며 놀았던 우리는 다른 분이 계셔서 카톡으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어제도 역시 그림 그리기, 사진 편집하기, 일기 쓰기, 편지 쓰기 등 할 일이 너무 많았던 나는 뽀에게 ‘나가서 작업할까??’ 하고 물어봤다. 뽀도 나가자고 했고, 우리는 밖에서 편안하게 작업을 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오늘은 좋았던 숙소를 뒤로한 채 요크를 떠나는 날이다.     


우리 세상이었던 4인 도미토리
친절했던 호스텔의 스텝과 함께 찰칵!

 

 스탭이 너무나 친절해서 더 편안하게 묵었던 요크 숙소와 안녕을 하고, 지금 우리는 런던행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런던에서부터는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할 예정인데, 우리가 지금 가는 숙소는 가기 전부터 연락을 통해 숙소의 위치와 문을 여는 방법 등 숙소 이용방법을 아주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준 호스트가 있는 숙소로 간다.

   숙소에 고양이가 있다는 것도 참 마음에 든다. 런던에서 어떤 재미난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시 6분         

 

   드디어 기차를 탔다. 들어온 기차가 우리가 예약한 기차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기차를 타려고 준비하는 분께 우리 티켓을 보여주며 이 기차가 맞는지 물었다. 맞다는 확신 찬 말을 듣고 기차로 들어왔다.     


   우리 칸에 캐리어 넣을 공간이 협소해 당황한 차에 뽀가 옆 칸으로 가서 넣을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그곳에 캐리어를 넣고 런던으로 가는 중이다. 차창 밖으로는 드넓은 녹지가 펼쳐져있고, 잎이 하나도 없는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영화 ‘빅 피시’의 포스터 장면처럼 보였다. 마치 하나의 판타지처럼 나는 이곳을 달리고 있다. 

   두 시간 정도 달려가야 하는데 판타지 꿈을 꾸며 잠을 자야겠다.     


오후 9시 37분        


   우리는 오늘 처음으로 에어비앤비에 왔다.     

   무거운 짐덩이와 다양한 일들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건 호스트의 검은 고양이. 고양이를 보는 순간 피곤했던 일들이 조금 씻겨 나갔다. 오늘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다양한 일로 인해 굉장히 피곤했던 날이다.      


   처음 나를 피곤하게 한 일은 외국인들이 남긴 인스타그램 악성 댓글들.      

   뽀와 나는 여행 중 찍은 사진들을 sns에 올리기 위해 공용으로 만든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데, 시작한 지 15일 만에 팔로워 수가 400을 넘어갈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얻게 됐다.     

   그와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인지 종종 악성 댓글을 다는데, 꼭 한 단어로 댓글을 올린다. 근데 그 작은 한마디 한마디가 매우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곤 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멍청하다 쓰레기, 똥 아주 다양한 단어로 댓글을 다는데,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될 것을 왜 굳이 들어와서 댓글까지 남기는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아무튼 그 악성 댓글이 머리를 한방 빵 때리고, 런던에 도착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서울 같은 느낌에 한방을 더 빵 맞았다.               


   에든버러와 요크와 비교했을 때 런던의 분위기는 서울과 비슷했고, 사람들은 모두 서울에서 이른 오전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같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동양의 작은 곳에서 온 외부자로 조금은 불편한 시선을 느꼈다.      


   정신없는 와중에 오이스터 카드를 사기 위해 지하철 티켓부스로 향했고, 뽀는 티켓을 구매하러 가고, 나는 짐을 지키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뽀를 기다리며 오이스터 카드를 구매하는 방법 등의 정보를 찾으려 하는데, 와.. 인터넷이 안된다.     


   한국에서는 꿈에도 상상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와이파이가 아닌 유심이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그때 뽀가 왔고, 빈손으로 돌아온 뽀의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오이스터 카드를 구매하는 데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던 우리는 하나씩 해결해가며 무사히 구매를 마쳤고, 런던의 첫 지하철을 타고 에어비앤비로 들어왔다.     


   이런 우리에게 예쁜 고양이는 힐링이었고, 고양이를 보며 마음을 달랬다.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던 우리는 지금 다음 일정들을 정리하고 있고, 내일은 뮤지컬 티켓을 구하러 조금 일찍 나갈 생각이다. 비록 조금은 아쉬운 런던의 첫날이었지만 내일은 즐겁길 바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우리에게 다가온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고양이
란이를 뱅뱅 돌고 있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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