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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see Jul 20. 2016

[작문] 청춘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는 평생 욕먹을 족적을 남겨버리고 말았다


이 글은 내가 언시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작성한 작문이다. 아마 2010년 경 작성했을 것이다. 기억은 그렇다. 청춘이라는 제시어는 매우 흔하면서 언시준비생이라면 한번쯤은 써봤을 주제에 해당한다. 우선 글부터 공개.


“여러분들의 힘이 모여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녁 청계천 광장입니다. 꼭 참여해 주세요!” 피켓을 들고 외치는 소수의 대학생들. 그것은 네 자신의 일임에도 너의 일이 아니었다.

하루가 시작되고 오후로 넘어가는 그 시간. 대학캠퍼스가 가장 붐빌 시간이다. 수업에 늦어 뛰어가는 학생, 오전 수업을 끝내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삼삼오오 내려가는 학생들. 오늘도 책 들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학생들. 손에 커피 한잔씩은 쥐고 대학생활을 만끽한다. 갖가지의 학생들이 모여 대학캠퍼스를 채우고 있다. 


그들에게 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렸을 적 대학교 근처에 살았던 너는 대학생들의 삶을 자주 엿보았다. 그 당시 대학은 최루탄이 날아다니는 곳이었다. 그 향내를 맡으며 너는 미래의 대학생을 상상했다. 대학은 큰 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부당함에 굴복하지 않고 투쟁하여 변화시키는 곳이라고. 그래서 대학은 내 청춘을 더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말이다. 


세상이 변했는지, 네가 변했는지는 모르겠다. 드라마에서 또는 현실의 선배들이 보여줬던 대학생의 모습은 없다. 할 말은 하고 변화를 꿈꿨던 적극성이 사라졌다. 건성으로 시간만 채우고 돌아가는 교수에게 대항할 힘도 없으며, 무너져갈 것 같은 도서관을 변화시켜달라고 소리칠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다. 너는 널 가르친다는 목적 하에 너에게 졸업장을 내어줄 대학에 매년 수백만 원을 조공할 뿐이다. 4년 동안. 아니 5년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긴긴 청춘의 시간들을.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이다. 청춘이란 그래서 백발노인이 되어 들어도 설레는 단어다. 그 아름다운 시기를 살고 있는 지금 너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한 달 수백만 원을 벌어들이는 토익강사들은 방학이 즐겁다. 수백 명의 너는 아침 일찍부터 강의실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빨간색, 노란색 그 두꺼운 책들을 손에 쥐고. 토익강사들은 너에게 받은 돈으로 수백 만 원 짜리 명품 시계를 찬다. 돈을 주기위해 기다린다. 그리고 900점이라는 자랑스러운 토익점수를 얻어간다. 이어서 네가 직면하는 것은 높디높은 취업의 문턱이다. 


자소서 작성 시간. 이것이 청춘에서 유일하게 본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연예인의 성격은 잘 파악해도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성격의 장단점 항목 하나 쉽게 작성하지 못한다. 네가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당연지사. 졸업장이 네 자신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에서 너는 너를 잃어가고 있다. 오늘도 학교 캠퍼스에선 너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러나 넌 너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 고민하고 있는 너, 그러나 진짜 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네가 겹쳐 20대의 청춘이 그렇게 흘러간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으로'라는 전제를 달고,


작문의 경우 자신의 경험과 연결되어 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주제가 매우 포괄적이고 다양한 범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논술보다 '막막함'이 훨씬 심하다. 그래서 보통 언시생들은 작문을 쓸때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다. 나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학교 언덕에 서서 반값등록금 피켓을 들고 있었던 것도 실제 교정에서 목격한 광경이다. 무너져갈 것 같은 도서관도 그렇다. 토익학원의 경험도 실제의 경험치다. 오전종합반 수업을 들었는데,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지하까지 계단에 줄지어 서있었던 것이 대학생 여름방학의 일상적 모습이었다. 나는 그 모든것들을 청춘이라는 단어에 녹여냈다. 


물론 잘썼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작문에 대해 막막하다면 우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는 방식으로 써나가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그리고 기자 작문의 경우 사회적 의미를 담아야 한다. 작문의 자율성을 생각한다면 강요하고 싶지 않지만 기자의 작문을 쓰고 싶다면, 특히 평가받는 기자의 작문을 쓰고 싶다면 반드시 사회 현안을 녹여내라. 대부분의 기자언시생들이 작문을 그렇게 쓴다. 가끔 멍때리는 기분을 녹여낸 작문이나 드라마같은 작문들도 뽑히긴 한다. 내 생각에는 한겨레가 이런류의 작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어찌됐든 무난한 틀은 사회적 통찰력을 녹여내야 한다는 점.


한겨레 김창석 기자의 수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기억날 것이다. 작문에서 평가하는 3요소. 통찰력, 재미,... 아 하나가 기억이 안 난다. 아시는 분들은 댓글을 좀ㅠㅠ  어찌됐든 작문은 논술과 다르게 좀 재밌어야 한다. 읽는데 흡입력이 있어야 한달까? 가끔 작문 쓰랬는데 논술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OECD 국가 중 1위의 자살률 쩌구 저쩌구... 이런 글은 작문에서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정말 재미가 없다. 


소설류의 작문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짧은 양 안에서 이야기 하나를 녹여내야하니 여간 쉬운게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아두기 바란다. 또 소설을 썼는데 재미가 없으면 그냥 밋밋하게 말하듯 작문을 쓴것보다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작문에 대한 모든 얘기를 한꺼번에 하기는 좀 그렇고. 오늘은 스터디가 있어서 피곤한 날이다 ㅠㅠ

이후 작문에 대한 코멘트는 다른 제시어를 올리면서 함께 덧붙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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