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다
“숨이 차게 뛰어야 해.”
아빠랑 통화하면 늘 하시는 말씀이다. 운동은 하면 더 하고 싶고, 안 하면 더 하기 싫은 활동이라며, 누워 있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매번 강조하신다. 그 말의 무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엄마와 아빠는 언제나 움직였다. 수목원, 등산로, 공원. 늘 어딘가를 걷고 또 뛰었다. 벌써 30년 넘게 그렇게 살아오셨다. 내게 익숙한 그들의 일상은, 시간이 나면 운동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 운동하는 삶이었다.
아빠는 어느 날 휴가나온 동생과 밤새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갔다. 술기운에 하루종일 쓰러져 있던 동생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 엄마는 우리를 출산하고 얼마안되 매일같이 바닷가를 달렸다. 아이들 등하원 차량 운전 사이 시간에도 운동장을 뛰며 땀을 흘렸다. 엄마와 아빠는 삶도, 운동도 숨이 차게 뛰어왔다.
그런 분들이 지금은 숲과 나무 사이에서 숨 고르듯 걷고 있다. 여유로운 걸음이지만, 여전히 에너지는 단단하다. 그들은 지금도 앞을 바라보며 묵묵히 살아간다. 숨이 차도록 나를 사랑했고, 숨이 차도록 스스로를 돌봐왔던 사람들.
그런 부모님이 바라는 건 하나. 우리가 건강한 것. 그걸 누구보다 진심으로 바란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도 더 이상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않기로 했다. 엄마처럼 짬짬이, 숨이 차게, 나의 몸을 돌보자. 내 건강이 부모님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다음에 뵐 때, 더 건강한 얼굴로 웃으며 만날 수 있기를.
숨이 차게, 숨이 차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