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어 지던 날

by 보라


최근에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우선, 노트북을 켜고 진짜 아무 말 대잔치를 글로 썼다. 이를테면 '나는 못생겼고.,, 뚱뚱하고,, 소심하고,,, 대하기 어렵고,,,,' 뻔한 신세한탄을 적었다. 모든 결점을 다 적었다. 호르몬의 변화이든 지나친 센티멘탈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좀 당황했다.


나는 잘 우는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 쉽게 눈물이 나다니.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커서 눈물이 났나 보다. 몇 방울의 눈물이 시원했다.

"토닥토닥. 잘했어. 잘 울었어. "

한 방울 한 방울이 내 마음속 어린아이를 보듬어 주는 듯했다.


사람사이에는 지켜야 할 거리가 있다지만, 그래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글은 달랐다. 글과 나는 이젠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는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은 말들을 글에게 다 쏟아냈다.


단 한 가지 피하고 싶었던 건 가족들 앞에서 우는 것이다. 못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쌍꺼풀 라인이 부어 있었다. 혹시 가족이 물어본다면 밤에 야식 해서 부은 걸로 얼버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 꿀팁이 생겼다. 슬픔이 담긴 글을 쓰며 눈물을 유도하기.




작가의 이전글빛나는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