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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Yoo May 21. 2020

불완전한 문장들 -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


라이프컬러링이라는 수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나의 이야기가 낮은 곳에서부터 전달될 때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조금 더 깊고 체계적으로 타인에게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게는 그만큼까지의 역량은 없다고 믿었다. 패기 있게 시작했다가 망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또 인정해주지 않았다. 어쩌면 너무 잘 해내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이 무서워서 찾아낸 변명일지도 모른다.


변명 너머에 새로 찾은 정의가 있다. '리더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 혼자 해결하고, 혼자 유능하고, 혼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나는 여전히 실수를 반복하는 개인이다. 리더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할 수 없으므로, 먼저 손 내밀고, 어설프더라도 먼저 협력을 시작하는 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그 일을 해내고 싶은 깊은 사명이 있는 사람인가의 문제다. '밀레니얼 여성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은 사람', '좋은 먹거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하고 싶은 사람', '홍보가 필요한 중소기업의 제품을 체계적으로 알리고 판매해주고 싶은 사람', '스스로의 일상을 잘 돌보아 주도록 돕고 싶은 사람'. 이런 사명이 깊은 사람이라면, 그 일을 해내야 할 이유가 깊은 사람이라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흔들릴 때마다 손에 든 깊은 사명을 펼쳐볼 수 있는 사람, 그 사명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커뮤니티든 조직이든, 그 유기체가 굴러갈 수 있는 단단한 코어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가치를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혼자 할 수 없음을 알기에, 단단한 팀워크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혜윤 PD의 '아무튼, 메모'를 읽다가 심장이 벌컥했다. '나는 세상이 필요한데, 세상은 내가 안 필요하면 어쩌지.'(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이런 뉘앙스였다.) 내 오랜 생각을 읽혀버린 것 같았다. '세상이 내가 필요하다고 부를 때까지 기다려야지. 무대의 중심에서 나를 화려하게 소개할 때까지 버텨야지.'하고 무언가를 계속 유예했다. 이제 내가 세상 밖으로 나가 화려한 인정없이 버텨보고 싶다. 무엇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믿어주지 않는 텅 빈 마음으로는 그 누구도 진심으로 믿어줄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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