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덕후를 위한 베를린 책방

세인트조지,오셀롯,두스만,소다북스,두유리드미

by borderless

베를린 서점 6곳엔 무엇이 있을까


베를린에 책을 보러 간 건 아니었지만 한국에서의 습관이 다른 나라 땅을 밟는다고 바뀌진 않나보다. 참고용 매거진을 2-3권가량 사고 싶었고 아무래도 크로이츠베르그 지역의 경우는 걷다 보면 작은 서점들이 간간히 보여서 아래에 나열된 서점이 아니더라도 한 번씩은 발길을 멈춰 서점 내부로 들어가 보곤 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인도, 카마수트라 같은 서적이 보였고 명상을 위한 향초들이 있는 걸로 보아 마인드풀니스를 지향하는 전문 명상 서점인 듯한 곳도 발견했다. 찍어왔었어야 됐는데 아쉽다.





Saint george's english bookstore

세인트 조지 영어 서점

http://www.saintgeorgesbookshop.com/


세인트 조지 서점은 2013년 쌍둥이 형제가 설립한 서점이며 초기 사업은 영국에서 시작하였고, 추후 프렌즈 라우어 베르그 지역에 재투자하여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대량의 서적은 보통 오후 5시에 주문하고 책이 배송되는 기간은 최소 2일에서 5일 정도 걸리며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한 주에 5개의 화물수송을 통해 제품을 받는다고 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일요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영어전문서점인 세인트 조지 서점에는 생각보다 많은 영어책들이 비치되어있었는데, 공간 내부가 파리에 있는 셰익스피어 서점 분위기와 비슷해서 무거운 짐 들고 돌아다니는 생쥐 마냥 배낭여행하던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왠지 모를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베를린 건물의 특이점이 있다면 입구의 폭이 좁고 내부로 갈수록 길고 깊게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매장 입구만 보면 공간이 작을 것이라 상상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꽤 넓고 높은 천장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공간 내부는 아치형으로 다닥다닥 붙여놓은 벽돌이 천장의 감싸고 있었고, 수납장 윗면까지 책을 가득 메꿔놓아 이곳은 과연 책의 성지구나 싶었다. 음악이 아주 고요하게 흘러나오는 공간 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오래되고 푸근한 소파가 중앙 언저리쯤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중 호기심쟁이 이자 이방인 내가 든 생각은 만약 내가 베를리너라면 간간히 이곳에 앉아 삐그덕거리는 바닥 소리와 오렌지 빛깔 조명을 고이 담으러 오리라. 무심한 듯 묵묵히 할 일 하는 뽀글 머리 서점 주인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삐끄덕거리는 소리와도 영영 안녕하였다.



Ocelot, not just another bookstore

오셀롯 서점

독립출판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카페와 함께 운영하는 곳은 꽤 드물다. 책방 비엥의 경우는 1층에 베이커리를 겸하여 운영하기도 하고 성수동에 위치한 낫 저스트 북스는 간단한 음료와 일본에 들여온 조각 케이크를 팔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음식과 책을 함께 판매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진 않다. 오슬롯의 경우 2018년도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서점 자체를 독립출판서점으로 방향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한다.



추워서 입은 흰색 통통이 외투와 테이블 위의 신문

이 날은 날씨도 춥고 몸 컨디션이 조금 쳐지는 상태였다. 공간 내에 조용히 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내가 언제나 일관되게 애정 하는 차이 라테 한 잔과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조용히 쉬다 일찍 숙소로 자리를 옮겼다. 테이블에는 신문이 놓여 있고 아이스는 주문을 했지만 점원 말로는 차가운 음료를 만들려면 따로 다른 매장에서 얼음을 사 오거나 여름에만 판매한다고 하기에 바로 따뜻한 음료로 주문을 했다. 얼음이 귀한 나라다.



Dussmann das kulturekaufhaus

두스만 서점

https://www.kulturkaufhaus.de/

두스만 서점은 문화 중심지인 베를린에 위치하고 있다. 서점은 총 5층으로 평방 7,300미터로 내부에는 책, 오디오 북, 음악, 영화, 음악, 스테이셔너리 제품이 비치되어있다. 매월 입장료 없이 낭독과 작은 콘서트와 같은 작은 행사가 열리며 서점 오픈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이고 아침 9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두스만 서점은 1963년 창업자인 피터 두스만 Peter Dussmanndl의 기업에서 만든 문화 산업 분야이며, 1968년 병원 위생 및 청소부터 시작하였고 이후에는 병원 내 조달사업, 돌봄 서비스 Kurasana 등을 통해 점차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훔볼트대학교 근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두스만 서점. 두스만 서점은 독일의 교보문고라 불리는 대형서점이다. 외관이 고풍스럽고 누가 봐도 한 번은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들어져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국내에 있는 교보문고 또한 규모가 작지 않다 여겼지만 두스만 서점의 입구부터 꽉꽉 들어차 있는 CD와 앨범들을 보니 조금 더 광범위하고 양적으로 큰 차이가 느껴졌다. 요즘은 또다시 시들해진 느낌이지만 아직까진 레트로는 매력적이고 이태원과 을지로 골목 어귀에서는 오래된 LP와 음반들을 들을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겨 주목받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문화는 항상 되돌아오고 중학교 시절 고이고이 모아두던 CD들이 떠오른다. 느리지만 손 때가 묻어 나의 온기가 작게나마 남아있었는데 말이다. 비디오 테이프로 영화 보던 때도 그립고 유럽의 변하지 않는 돌길처럼 독일은 여전히 느림의 미학을 유지하고 있었다.



Do you read me?

두 유 리드 미

https://doyoureadme.de/

두유 리드미가 다루는 주요 서적은 건축, 미술, 디자인, 패션, 문학, 음악 등이다. 제공하고자 하는 것들은 요즘의 프린트 물들 과, 유명하고, 특이하면서도 친근한 제품들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쿠바와 같은 많은 나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만들어내고 있고, 소규모 점포들을 통해 디자인 마이 마미, 바젤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박람회에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베를린에 가기 전에 가고 싶은 서점을 몇 군데 체크해두었는데 두유 리드미도 그중 하나이다. 서점 내부로 들어서니 책장에 책 표지가 보이게끔 진열을 해 놓아서 시각적으로 서점 벽면이 다채로워 보였다. 소다 북스나 타 서점에 비해서는 책 재고량이 많진 않았지만, 손님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매장 앞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분도 있었는데 자유롭고 소박한 모습이다.


예쁜 책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책 값이 꽤 나갔던 터라 이곳에서는 박스에 안에 있던 중고 잡지 한 권을 구매했다. 덕분에 1유로 할인받고 득템 하여 나온다.



Soda

소다 북스

http://sodabooks.com/

소다 북스는 11년간 뮌헨에 위치한 유명한 서점이고, 2015년 1월부터 베를린 미테에도 지사를 두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위한 특이한 출판물 Curious publications for curious people '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

고르키 아파트먼트 맞은편에 있던 소다 북스에 왔다. 창문 너머로 노란 나뭇잎이 보이는 예쁜 서점이었는데, 책 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서점 점원이었다. 진한 핑크 블러셔를 두 볼에 연지 곤지 하트 모양으로 칠한 모습이 이상하다기보단 귀엽게 보였다.


공간 내부는 하얗고 책이 돋보이는 구조였는데, 인터뷰 내용을 보니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을 때 책과 매거진에 집중하고 공간이 여유 있게 보이게끔 깔끔한 콘셉트로 만들었다고 한다. 지나가는 손님이 갤러리냐고 물어보면 칭찬으로 느낀다고 하니 아마 나름 작은 성과를 이룬 듯해 보인다. 몇 군데의 서점을 가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소다 북스의 공간은 너무 예뻤다.



*소다 북스 인터뷰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gnant.com/2015/06/01/soda-berlin-a-magazine-and-bookstore-with-a-gallery-like-feel/


Pro qm

프로 큐엠

https://www.pro-qm.de/


두스만 서점은 소개하는 6개 서점 중 제일 큰 서점이지만 그다음으로 책이 많았던 곳은 Pro Qm이다. 서점은 1999년 3명의 아티스트, 건축가, 예술 이론가들을 통해 처음 설립된 테마(thematic) 서점이다. 서점에서 중시하는 부분은 정치, 팝, 경영 평론, 건축, 디자인 예술 등이며 2006년에는 베스트 디자인 서점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라고 한다.


아쉽게도 Pro Qm에서는 사진을 이 한 장 밖에 못 남겼다. 공간에서 사진 찍을 때마다 항상 사장님께 '사진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는데, 이 날은 서점에 손님도 없고 책을 구매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사진을 찍고 가려니 미안하여 결국 저 간판 사진 한 장만 찍고 인사만 남기고 나왔다.


프로 큐엠 서점 내부 모습, 출처 : Pro Qm 페이스북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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