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스타벅스 아인슈타인 카페, 베를리너 일상 음식
여행 2일 차부터는 10곳을 돌아다녔고 2주 동안 베를린에 있는 음식점을 포함하여 약 85개의 공간을 다녀왔다.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갔다기보다 보고 싶은 로컬 브랜드가 있었고 추후 무언가를 만들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게 됐다. 친한 친구에게 하루에 10곳을 갔다고 했더니 미쳤냐고 하길래 다음날부터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살면서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 순간 만큼은 열정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 지금도 그만큼 돌아다닌 것에 대해 전혀 아쉬움이 없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보통 오전 12시에 문을 연다. 베트남 음식이든 태국 음식이든 뭘 먹으려면 11시 반까지는 기다려야 된다는 얘기다. 다행히 카페에서 조식을 해결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카페로 직행하여 간단하게 샌드위치나 샐러드 그리고 카페라테를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다. 당연히 커피 마시는 문화가 일상이었고 주로 아침을 해결했던 곳은 아인슈타인 카페 (Einstein kaffee)이다.
아인슈타인 카페는 독일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유명한 커피 브랜드이고, 브랜드 역사를 되짚어보면 1878년 직조 공장의 대표인 구스타프 로스만 Gustav Rossmann에 의해 빌라로 사용되었고 1920년대 초반에는 비밀스러운 도박장이자 상류계층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1945년 나치 단체를 위한 부지로 남겨두었고 전쟁 이후 오랫동안 방치된 곳에 1978년 베를린에 새로운 비엔나 스타일 커피 하우스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새롭게 아인슈타인 카페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후 베를린 커피 문화와 아펠슈트르델 (사과와 밀가루 반죽을 싸서 오븐에 구운 후식)을 만들었다.
커피 메뉴에서 한국과 조금 달랐던 점은, 한국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우유를 따로 주지 않지만 독일에서는 Americano for milk라고 하여 점원이 직접 물어본다. 그냥 먹을 건지 아님 우유를 넣어서 먹을 건지. 또 다른 점은 따뜻한 음료를 줄 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두꺼운 세라믹 컵에 주는데 이곳에서는 열 온도가 너무 잘 전달되는 유리컵에 주는 것이다. 이게 제일 신기했다. 가는 카페마다 뜨거운 음료를 유리컵에 줘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음료의 온도가 ' 어.. 뜨겁다? 아니 따뜻하네...' 할 정도의 온도여서 내 생각에는 사람이 체감하는 적정 온도를 고려하여 음료를 만드는 것 같았다.
카페마다 커피 맛도 다 다르고 카페인 함량도 다 달랐지만 일반적인 대형 체인점과 같은 스타벅스와 아인슈타인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는 한국보다 간이 약했다. 덜 달고 카페인 함량도 생각보다 낮고. 오히려 작은 로컬카페에 갔을 때 카페인이 세서 당일은 잠을 못 잤고, 그다음부터는 로컬 카페에 갈 경우 사장님께 꼭 한 샷만 넣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런 나약한 몸뚱이.
카페를 특별히 많이 가진 않았는데 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내가 공부하러 가는 것과 같은 일상적 논리처럼 카페는 외부에서 마실 수 있도록 노상 카페가 상시 운영되고 있었고, 쌀쌀해지는 10월 말까지도 베를리너들은 두꺼운 담요를 무릎 위에 덮고 굳이 굳이 바람을 맞아가며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운치 있고 여유로워 보이기도 했고 한국에도 이런 모습이 일상화됐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이런 스타일의 테이블은 거의 못 보는 편인 듯하다. 문화의 차이겠지만 한국은 내부에서 조용히 마시는 문화가 더 익숙한 것 같고, 매장 앞 주차장 확보를 위해 여분의 공간은 없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그에 비해 베를린에서는 자전거를 타거나 뚜벅이로 걷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카페는 물론이거니와 레스토랑도 외부에서 먹을 수 있게끔 되어있어 주변의 녹색 자연과 나무 그리고 참새들을 보면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를린은 나무들이 많아서 도시 숲 속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일전에 해외여행을 경험으로 한 바에 의하면, 역시 유럽은 정말 빵이 주식이다. 내가 해외여행 갈 때 제일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음식인데, 밀가루를 아예 못 먹는 건 아니지만 장기간 빵을 너무 오래 섭취하면 탈이 나는 몸을 가지고 있다. 못 먹는 음식도 없고 반찬 투정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빵은 생각보다 잘 안 내킬 때가 있다. 그래서 건강음식과 샐러드, 슈퍼푸드에 관심이 있다.
베를린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었고, 샐러드 카페나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 많아서 채소를 간간히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중 케밥도 정말 괜찮은 아침 식사였다. 그런데 음식점이 이토록 많은데 왜 먹을 것이 없는 것처럼 느꼈을까?
첫째, 음식이 전반적으로 많이 짜다.
둘째, 국물 개념의 음식이 잘 안 보인다.
셋째, 샌드위치 재료는 가공하거나 조리하지 않고 날 것의 식재료 그대로 사용
독일에서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며 한 두 번가량 독일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기대한 것과는 달리 하루빨리 한국에서 김치찌개를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거대한 비주얼에 놀라기도 했고 생각보다 한국인들의 식사량에 1.5배 정도 되는 양에 다시 한번 놀랐다. 내가 양이 적은 것도 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베를린에서 음식을 맛보고 즐기고 기록하고 추억을 쌓아갔다.
같이 여행 온 동생이 아이스바인을 먹어보자고 하여, '그래 그래 뭐 먹어보지~' 하며 별생각 없이 두 가지 메뉴를 시켰는데 비주얼에 깜짝 놀랐고, 두 번째로 음식의 크기가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아주 과감하게 커서 잠시 3초가량 순간 '엇? 이게 뭐지? 저게 머린가? 아니. 아이스바인은 돼지 머리가 나오는 게 아닐 텐데?'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웠지만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보니 돼지 머리가 아니라 다리 부분인 듯했다. 베를린 여행은 흥미진진했고 그래서 미친 듯이 돌아다닌 결과 다시 베를린에 오게 된다면 뮌헨, 쾰른 등 다른 지역을 경험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