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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derless Oct 18. 2024

크로스핏

3.21.~5.22

3.21.

크로스핏 내부

운동하는 곳에 들어가자마자 음악이 너무 커서 놀랐다. 이곳은 가히 클럽인가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넋 놓고 있다가 운동화 끈을 질끈 맺다. 왠지 신발끈을 꽉 묶지 않으면 넘어질 정도로 운동을 시킬 것만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다. 뭐라 설명해야 내 심정이 느껴질까... 어찌 되었든 쫄보는 멀뚱이 운동 시작하는 시간만을 간절히 기다리다 구원자 선생님께서 스쿼트 자세부터 천천히 가르쳐 주셨다. 수업을 들으면서 '... 이것이 외향형인 분들의 모임인가... 굉장히 낯설다' 하며 알 수 없는 별에 던져진 느낌이었지만 분위기 따라 악! 소리를 내며 운동하게 되는 신비한 일이 펼쳐진다.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죽음의 운동 그리고 뿌듯함


4.21

여러 동작들 리스트

토요일에 크로스핏을 등록했다. 체력증진시키싶고 유산소와 근력을 병행해 주는 운동이 필요했다. 격 달로 크로스핏과 그룹 pt를 하면서 자세도 교정받고 보강할 생각이다. 오전에 들은 수업은 동작이 많아서 헤맸다. 함께 운동하는 분께 여러 번 물어보게 돼서 미안했고 감사하게도 옆에 계시던 여성분께서 카운팅을 해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 보게 된다면 커피 한 잔이라도 사드리고 싶다. 1시간 풀로 채우고 집으로 돌아가면 15~20분 정도 속이 울렁거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힘이 한 번에 빠져버리면서 장기들이 이쪽저쪽 내딩굴다 재자리를 찾으면서 안정되는 느낌이다. 몇 번 하면 나아지겠지 하고 있는데 저번보단 나았다.



4.24


오늘이 두 번째 크로스핏인데 두 종류만 하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어려웠다. 자세는 그렇다 쳐도 힘이 무지 달린다. 스내치 35개. 그다음이 25개. 중량 늘린 것도 아니고 기본으로 하는데도 10개 넘어가면 힘이 안 들어간다. 전에는 요가나 가볍게 러닝 정도만 했어서 체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잘 구분이 안 됐는데 크로스핏 할 때는 확실하게 눈에 띈다. 버티는 건 어떻게든 참고하겠는데 무거운 걸 드는 건 버겁다. 다들 7분에서 10분 이내로 끝낼 때 나는 12분이나 돼서야 끝낼 수 있었다. 역시 헬스가 답인가 싶은 순간이었다. 선생님께 "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으니 한 6개월은 걸릴 것 같다고. 크로스핏 하는 분들 대비 약한 건데 나 왜 크로스핏 도전해 본다고 한 건지 모르겠네 원.. 그래도 초보는 탈출하고 싶은데 현재로선 잘 모르겠고 몇 번 더 해봐야 알 것 같다.


4.25.

운동하러 가기 전에 베이글 반쪽 먹고 한 10분 전에 도착해서 대기하다가 웜업하고 순서대로 운동하기 시작한다. 오늘 한 동작은 덤벨 스쿼트였나. 정확한 용어가 기억이 안 난다. 처음에 했을 땐 많이 무겁게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좀 나았던 것 같다. 순서는 1분 안에 10개씩 A, B, C 동작을 30분 동안 반복한다. 제일 초등학생스럽게 했던 동작이 C 풀업이었고 다들 어떻게 하는 건지 신기하게 바라봤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세상은 아니지만 재밌다. 초보자의 운동기록은 여기까지.



4.27.

재밌었던 크로스핏 룰

주말 수업은 동작이 많다. 아직 기본기가 부족해서 토요일에 갈지 말지 고민했었는데 가보면 배우게 되는 것도 있어간다. 이번 수업에서  동작은 toe to bar, push up, power clean, squat clean 4가지다.


Toe to bar 아직 할 정도가 안 돼서 봉에 매달린 상태로 을 축 늘어뜨린 다음 무릎을 접어 배꼽까지 올리는 동작으로 조정해서 했다.


Strict Push up 은 중간에 웨이브 없이 일직선으로 일어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한다. 이것도 무릎을 바닥에 두고 푸시업 했고 횟수는 기억은 안 나지만 30번가량은 한 것 같은데 정신없이 로테이션으로 해서 잘 모르겠다.


Power clean은 일자 덤벨을 들고 쇄골에 얹히는 것 까지다. 아직 동작이 익숙지 않아서 수업이 끝나고 브런치에 동작을 글로 정리해 본다. 무릎 밑까지 일자형 덤벨을 내렸다가 무릎 위부터 허벅지를 쓸어 올리면서 힘을 줘 쇄골까지 얹히면 된다.


squat clean은 power clean에서 덤벨을 쇄골에 올린 상태에서 스쾃 자세로 바로 내려가는 동작이다. 보드 하단에 적힌 a, b, c는 레벨을 뜻하고 본인 체급에 맞는 레벨을 선택하고 조정해 가면서 푸시업, 토투바를 해나가면 된다. 각자 체급에 맞게 조정해서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시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적용해서 하면 된다.



4.29. Bac

작고 소중한 플레이트

Back squat

오늘 내 인생 처음해보는 백스쿼트였다. 안 해본 동작이라 생소했는데 목 뒤로 살짝 일자형 덤벨을 얹힌 상태에서 스쿼트 자세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동작이다. 전에는 무게 1.5kg정도만 달고 했는데 이번에는 4kg로 달고 해봤다. 약간 자세가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다음에 한 번만 더 해보면 좋을 것 같다.


V-up

다른 동작보다 제일 힘들었던 동작이 브이업이었다. 브이업은 양손을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를 교차하며 함께 올리는 동작이다. 아무래도 상체 근육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것보다 배로 몸이 무겁다.


Air squat

기구 없이 맨몸으로 스쿼트 100개를 한다. 20분동안 화이트보드에 쓰여진 동작을 순서대로 채우는 건데 볼때마다 '아니 저 만큼을 어떻게 하는거지? 가능한 숫자인가?' 하고 있을 때쯤 이미 하나씩 채우고 있다. 그래도 스쿼트는 풀업보다 차라리 낫다. 풀업은 도저히 힘들어서 엄두가 안난다.


Strict push up

원래는 웨이브 없이 가슴이 바닥에 닿았다가 일자로 상체가 올라가야 되는데 이번에는 무릎은 바닥에 데지 않는 대신 웨이브 푸쉬업으로 마지막에 65개 정도 한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는... 헉헉 거리면서 죽을 것 같을 때쯤 수업이 끝난다.



5.1.

풀업

https://youtu.be/UOhwi1 PgSOg? si=LCaQsq3 YBU8 JAYlX

풀업 레퍼런스 영상

아직 풀업 할 정도로 숙련되지 않아서 오늘은 박스 위에서 점프로 대체하여 풀업을 했다. 아직 2주 차라 그런 건지 잘 안 되는 동작들이 있다. 위에 레퍼런스 영상은 일부로 미리 찾아서 보고 갔는데 저게 어떻게 가능한지.


데드리프트

https://blog.naver.com/specheon/223257017423

처음에 바벨과 덤벨의 차이를 몰랐는데 이제야 알았다. 데드리프트는 무릎 아래부터 바닥까지 허리는 핀 상태에서 바벨을 내렸다가 힘을 줘서 어깨까지 올리지 않고 바를 쥔 상태로 그대로 들어올리면 된다. 데드리프트는 어깨까지 올리진 않으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양쪽에 회색 플레이트 두 개 다는 정도가 적당했다. 땀이 나는 것도 신기함.



버피 오버 더 바


버피는 바닥에 몸을 붙였다가 올라오는 동작이고 오버 더 바는 말 그대로 버피 후에 바를 뛰어넘는 동작이다. 나는 중반까지만 버피 오버 더 바로 하고 후반부는 버피만 체크하여 내 개인 체급에 맞게 조정해서 진행했다.

피곤해서 운동 전에 잠깐 30분 정도 눈 좀 붙이고 갔는데 요즘 새로 개발하는 수출용 사이트도 있고 영어까지 같이 병행하다 보니 쉴 틈이 없다. 이러다 한 번은 번아웃이 오곤 한다. 그럴땐 잠깐 떠나는데 그런 시간이 이틀 정도 필요할 때가 있다. 그래도 다른 일들과 달리 운동은 스트레스도 풀리고 복잡하게 생각 안 하고 몸만 쓸 수 있어서 좋다. 2주 차 돼 가지만 체력적으로 달라진 부분이라면 플레이트 무게도 좀 올라갔고 점프할 때도 초반보단 덜 힘들다. 허벅지는 원래 뒷쪽에 살이 있었는데 신기하게 약간 얇아진 것 같고 앞 허벅지 근육은 조금 딱딱해졌다. 여전히 쉽진 않지만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이다. 어찌되었든 오늘도 운동 완료...




5.7.

귀여운 국방색 선생님

Cluster

https://youtu.be/XmoilY-pc-k? si=9 psOVLuaxSlB6 id4

Cluster basic

클린자세에서 바로 스쿼트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가면서 어깨에서 천장으로 바벨을 번쩍 올리는 자세다. 하면서 느낀 건 위로 올라갈 때 살짝 반동이 있어야 힘이 더 들어간. 아직 몸 쓰는 게 좀 어색하지만 크로스핏이 나한테는 엄청 생소한 데다 호기심이 많은 유형이라 어려워도 궁금해서 해보는 것 같다.



Thruster

https://youtu.be/L219 ltL15 zk? si=eLdP49 wfA6 h1 liXE

Thruster basic

어깨에 바벨을 얹힌 상태로 내려갔다가 천장 위로 올리는 자세다. Cluster랑 thruster 둘 다 힘은 매한가지로 많이 들어간다. 당분간 무게 늘린다는 욕심은 버려야겠다. 오늘은 어머니께 "엄마~ 나 완전 거기서 제일 약해 ~ "라고 했더니 "아니. 네 체격을 보고 말해~ 거기 나가는 것도 대단한 거야"라고 하셔서 웃음이 낫다. 어머니는 쿨하고 대범하시다. 



Box jump

https://youtu.be/NBY9-kTuHEk? si=KNZsdF3 WjNvu_Ebe

Box jump

안 해본 동작이라 좀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괜찮았다. 위에 cluster, thruster를 다 하고 마지막은 box jump까지 해주면 1 set이다. 그래도 9 round 까지는 돈 것 같은데 하다 보면 몇 세트 했는지 체크를 못한다. 평소에 이렇게 많이 땀 낼 일이 없으니 크로스핏 하면서 건강해지는 느낌은 확실히 든다. 피부도 미미하게 더 탄력도 생기는 것 같고.



5.13.

5.13. Wod

Back squat

https://youtu.be/rrJIyZGlK8c?si=OLP9qsTBS7b6ePXa

출처 : 유튜브

저번에는 바벨을 기기에 얹힌 다음에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맨몸으로 반동을 이용해서 바벨을 목 뒤로 옮긴 다음 스쿼트하는 동작을 배웠다. 원래 파랭이, 초록이 플레이트만 달았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큰 회색 플레이트 달고 해 봤다. 잘 안될 것 같아서 자신 없었는데 전보다 훨씬 참을 수 있는 정도로 느껴졌다. 무게 더 달고 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Toe to bar

https://youtu.be/nD0K8GvZP9E?si=PeAqJcPr2QNK1C_I

출처 : 유튜브

토투바 진짜 감 없던 동작인데, 이번에는 약간 반동 주면서 앞으로 힘껏 무릎을 올리면서 해봤다. 처음에 크로스핏 왔을 땐 잘 모르겠어서 bar 잡고 정 자세에서 무릎만 올렸었는데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약간 힘이 필요하다.


Burpee

https://youtu.be/auBLPXO8Fww?si=7YEepEcpW2IV3Gec

출처 : 유튜브

버피는 토투바랑 같이 번갈아가면서 하다 보니 끝날 때쯤엔 힘이 다 빠져버린다. 함께 운동하시는 분들도 나중에는 다들 헉헉대고 바닥에 쓰러져 숨을 고른다. 좀만 더 익숙해지면 나을 것 같은데 아직은 가기 전에 조금 두렵고(?) 체육관 가서는 너무 힘든데 재밌고, 끝나고 나서는 뿌듯하고 개운하다. 잘하고 싶은데 내가 잘 못하는 분야니까 여전히 어수룩한 건 어쩔 수 없다. 난 여태 내가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그 생각 자체가 무색할 만큼 체력 좋으신 분들이 많다.



5.16.

초딩에게 걸맞는 바벨

이렇게 어렵다니. 내 인생 처음 스내치를 배웠는데 백스쿼트랑 또 다르구나 싶었다. 스쿼트로 앉거나 클린은 어찌어찌했는데 스내치는 자세도 흐트러지고 힘이 부족하다 보니 작은 플레이트도 못 달았다. 오늘 약간 크로스핏 포기할까 싶은 날이다. 플레이트 안 끼우고 바벨 기본으로만 숫자 채워서 스내치 하고 선생님께서 바벨 놓는 검정 박스 같은 걸 놔주셨다. 선생님께 감사하다.



5.17.

오늘 와드에서 사용한 기구들


스내치보다 살 것 같던 와드였다. 데드리프트는 클린이나 스쿼트 자세가 아니라서 괜찮았고 스텝업 박스는 맨몸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작이어서 무리 없이 소화한 것 같다. 케틀벨 들고 했으면 버거웠을 것 같긴 한데 다음에 무게 늘면 들고 해 봐야 될 것 같다.



5.21 / 5.22.

wod

버피는 전보다 몸이 가벼워진게 느껴졌다. 줄넘기도 한 달 전에 뛸 때는 무거웠는데 훨씬 편했고 아예 안해본 동작은 wall ball, DB snatch. 덤벨 스내치는 덤벨을 양손 번갈아가며 천장 위로 올리는 동작이다. 실제로 해보니 왼팔은 힘이 안 들어갔다. 크로스핏이 새로운 걸 지속적으로 테스트해보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무기력증을 주는 운동은 아니다. 다만 나처럼 체급 낮은 사람에겐 좌절감과 번민을 안겨줄 순 있다.




Thank you for your kindness. I will remember that you help me a lot. If You didn't care for me, I woud give up easily. I don't know when we meet again, hopefully I'll smile nex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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