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저는 매일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집에서 약 800 미터 정도 거리의 전철역까지 걸어가고, 또 도착역에 내려서도 근무지까지 10분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꽤나 먼 거리입니다. 대략 시간을 계산해 보면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니, 하루에 약 3시간 정도를 출퇴근에 사용하는 셈입니다.
매일 거의 같은 시간에 집에서 나와 같은 길을 걸어, 같은 시간에 같은 전철을 타는... 의외성이라곤 전혀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입니다. 벌써 6년이 넘게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또 마무리합니다. 어떤 날은 자리가 있어 앉아 졸면서 가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서서 달라진 것 없는 창밖 풍경만 멍하니 보면서 가기도 합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그냥 무탈하고 평범한 출퇴근길입니다.
그런데, 문득 시선을 돌려보니 같은 시간 같은 전철 안에 매일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은 타는 칸, 앉거나 서 있는 자리, 내리는 역도 변하지 않지요. 그렇게 얼굴만 알게 된 사람들과 기묘한 동행을 합니다. 가끔 운이 좋으면 하루에 두 번 마주치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간간이 동행이 바뀌기도 합니다. 어딘가 여행을 갔는지, 몸이 아픈지, 아니면 직장이 바뀌었는지 등등 오랜 기간 동안 매일같이 만나던 사람을 못 보게 되면 비록 대화 한마디 나눠보지 못했지만 괜스레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옷깃도 스치지 않은 인연이지만, 만나면 반갑고 못 만나면 궁금한 이런 작은 동행이 있어 지루한 출퇴근길에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