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을 맞이한 그레이스구나!
“엄마, 어디 가?”
“응, 화장실”
사이판을 도착한 뒤, 시내 구경과 유명 레스토랑을 돌아보니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드디어 오랜만에 시작한 여행의 첫날 밤이 찾아왔다
잠을 청한 호텔 아메리카노의 트윈룸은 싱글 침대 두 개와 욕실로 이루어진 원룸이었다
그레이스와 각각 하나씩 침대를 사용하며 잠이 들었는데, 잠을 곧잘 자는 그레이스가 잠을 못 자는 듯보였다 ’말을 걸까?’ 싶었지만 오히려 선잠을 깨울 수도 있겠다 싶어 그대로 두었다
아마 자정쯤 되서였을까 문 옆 화장실로 들어가려니 그레이스가 묻는다 “엄마, 어디가?” 순간, ‘어? 왜 이런 걸 물어보지?’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침착하게 “응, 화장실 가는 중이야, 안 자고 있었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뒤로도 며칠 간 내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닌지 묻곤 했다 나중에는 다른 국가에 갔을 때도 물어보길래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자료에서 말해주는 내용인즉 첫 해외여행을 가거나 낯선 장소로 갈 때면 아이들은 불안해 보호자가 혼자 어디론가 가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단다
그레이스는 낮 시간 동안 새로운 장소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진 않았지만, 내심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이 있었나 보다 그 불안을 인정해 주고, 화장실에서 침대로 바로 온 것도 보여주곤 했다
그런 노력 끝에 남은 며칠 중 한 번은 아이러브사이판에서 구입한 세트룸 우먼의 뚜껑이 열리지 않자 혼자 프론트로 들고 가 직원분께 부탁드려 열고 왔다 당시 그레이스의 나이가 심부름을 한 뒤 자기 효능감이 높아질 때이기도 했고, 이곳이 제법 안전한 장소임을 알려주고 싶어 심부름을 부탁했다 프론트를 다녀온 얼굴에는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웃음이 실렸었다 이후로는 숙소 밖으로 나갈 때 옷차림에도 신경쓸 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불안을 날려버린 그레이스는 해외여행에 무척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사이판 여정 뒤 제이콥과 같이 가기로 계획했던 베트남 냐짱 에어텔 여행에 자신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 부분은 폴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레이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결국 가게 되었다 에어텔 예약을 도와주신 담당자분은 비행기 좌석과 호텔 방이 섭외되면 가능하다고 알려주셨는데, 모든 부분은 처음부터 같이 가길 바랬다는 뜻이 있었다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다만, 그 시즌 즈음 국내 모 지역에서 초등학생 체험 학습 갔던 일가족이 어두운 상황을 맞이하며 그레이스의 담임 선생님과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 사건은 전국적으로 체험학습 일정에 대한 꼼꼼한 확인을 요했고, 이미 체험 중인 학생이라 하더라도 상황을 다시 보고해야 했다 나는 사이판에서 지내고 있는 사진을 보내드리고 그레이스 역시 선생님과 대화하며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시켜 드렸다 그렇게 정해진 일정 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시켜 드린 뒤 베트남 나트랑 일정 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