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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인 Feb 01. 2024

2월 1일에 온 문자

이제 진짜 중학생

오전 8시 58분 갑자기 문자가 왔다.

기다리던 중학교 배정 문자이다. 추첨으로 뽑히는 국제중학교에는 선정되지 못해서, 바로 집 옆에 있는 중학교에 배정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서울의 경우 근거리 중학교에 자동으로 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배정되기로 예정되어 있던 중학교의 배정 결과를 문자로 받으니 아이가 중학교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되기 시작했다. 이미 초등학교에 졸업한 6학년들도 있지만,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봄방학이 있어 다음 주까지 며칠 더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제 진짜 중학생이다.


오늘 아침 문뜩, 아이가 신생아였던 시절이 떠올랐다. 예민했던 아이는 등에 센서라도 있는지 팔에 안아서 재우면 잘 자다가도 눕혀만 놓으면 귀신같이 알아리고 울어버렸다. 안아서 재우고 눕히면 깨고, 다시 들어서 팔이 떨어져라 안고 있다가 도저히 못 안고 있겠다 싶어 눕히면 귀신같이 깨서 우는 아이를 보고, 도저히 힘들어서 나도 같이 울어버렸던 때도 있다. 태어나서 그토록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없었다. 100일의 기적이 일어난다는데,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던 날들이었다.


이랬던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를 중학교로 향하고 있다. 팔 안에 안길 수 있을 만큼 작았던 아이는 매일 아침 엄마보다 키가 더 큰지 재보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고 있다.


이제 품에 안겼던 아기에서 함께 인생을 걸어가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물론 아직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기 때처럼 안아줬다가 다시 혼자 설 수 있도록 내려놓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한 번에 성공하기는 어렵고 다시 안아주고 혼자 두는 수십 번, 수백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아이도 울고, 결국 나까지 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앞으로 나가고 성장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중학생이 된 너의 앞날을 응원한다. 함께 울고 웃으며 새로운 미래로 걸어가 보자.


#중학생 #중학교입학 #중학교배정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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