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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뜨기 Aug 11. 2020

오늘

오늘


늘보처럼 굼뜬 아침이 엉금엉금 기어오면

낮은 날쌘 재비처럼 부리나케 지나고

밤조차 이러구러 얼렁뚱땅 보내면

하루는 손가락 사이로 가뭇없이 사라진다.


오늘이란 만나와 마찬가지로 하루 어치

내키는 대로 더 가질 수도 없고

다음날까지 갈무리할 수도 없다.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라는 말은

오늘 그저 제 깜냥을 다하라는 말인 것을




만나(manna) :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가던 도중, 여호와가 하늘에서 날마다 내려 주었다고 하는 기적의 음식인데, 하루 지나면 녹아서 먹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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