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열린비즈랩의 창립(?) 3주년이었습니다. 비공식적인 워밍업 기간까지 합하면 벌써 만 5년. 2010년 가을,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거치며 휴넷 마케팅이사 직을 내려놓고 휴직을 했더랬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섰던 SKT T아카데미 무대에서의 강의 하나가 지금의 열린비즈랩의 씨앗이 되었네요. 복직을 앞두고 내린 선택은 결국 독립!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의 생활을 생각할 이유도, 필요도 없었던 저지만 그렇게 발병, 휴직과 함께 운명처럼 독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던 시기. 하지만 작은 언덕 하나를 오르니 그 다음 산이 보이듯 안에서는 안 보이던 길이 울타리 밖을 나오니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제 탄탄대로에 오른 것도 아닙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회사에 속해 있다고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것. 아니 오히려 더 불안할 수 있다는 것. 남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은 것보단 내가 직접 오토바이 운전을 하는 게 차라리 덜 불안한 이치입니다.
재미와 의미, 2미를 찾아 자유롭게 내 시간을 디자인하며 사니 누가 뭐래도 마음만은 새털처럼 가볍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즐기며 감사하며 한 걸음씩 걷다보니 어느 새 5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마케팅 리스타트>라는 책을 써 5쇄 인쇄를 앞두고 있으며, 다음 책 <경영 일탈>은 출간이 목전입니다. 몇몇 기업과 기관의 마케팅 자문과 전략 고문을 맡았고, 교보문고 북모닝CEO에서 마케팅 분야 주임교수로 동영상 강의를 촬영했으며, YTN 강연쇼에 출연했으며, 많은 대학교 대학원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포함하여 유수의 대기업들과 공공 기관들에서 벌써 수백 회의 강의를 했고, 조선일보 포함 많은 미디어에 이런저런 경영칼럼과 잡문들도 썼네요.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넓은 세상을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으며 더 많은 분들과 더 다채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감사한 일은 완치 판정입니다. 스스로가 놀랍고 모든 게 감사한 기적의 시간, 5년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괜한 주책으로 이 아침 개발괴발 긁적였네요. 각설하고, 3년 전 오늘 일기를 보고 지난 5년을 곱씹다 보니 이심전심, 대한민국 모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소상공인과 1인창업가들의 건투를 빌게 됩니다. 다들 힘내시고요. 저도 한 발 한 발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나아가겠습니다. 관건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임을 잘 알기에 오늘도 감사로 시작합니다. ⓒ보통마케터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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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